하지만 국내 중고차 시장의 상황은 딴 판이다. 신차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수입차들이 중고차 시장에서는 찾는 이가 없는 것이다.
중고차 전문업체 카즈는 최근 진행 중인 중고차 특가전에서 ‘카이엔 터보’가 신차 가격의 30% 수준인 6200만원에 등록됐다고 6일 밝혔다. 또 BMW의 SUV ‘X5’도 3900만원에 등록됐다. 이는 신차 가격의 33% 정도다. 영국 정통 세단으로 영화에 자주 나오는 ‘재규어’ 역시 신차 가격의 20% 수준인 2750만원에 등록됐다. 구입 후 4∼6년 된 차량이지만 판매자들은 손해를 보더라도 올해 안에 꼭 팔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벤츠의 ‘뉴 S클래스’는 3년 만에 신차 가격의 30% 수준인 6200만원까지 낮아졌다. 또 렉서스의 고급 SUV ‘RX 400h’ 역시 3년 만에 신차 가격의 절반인 3500만원에 등장했다.
이처럼 고가 수입차 가격이 중고차 시장에서 뚝 떨어진 것은 신차와 중고차의 구입층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게 카즈 측 설명이다. 수입 신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중고차를 찾지 않고, 중고 수입차를 구입하려는 소비자층은 경기 침체에 따라 유류비 및 수리비에 대해 상대적으로 부담을 느껴 수요가 정체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수리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부품가격은 수입차가 국산차보다 6배 가량 비싸고 정비 공임과 도장료도 3∼5배 정도 비싼 상황이다.
카즈 관계자는 “중고 수입차를 구입할 수요층은 상당히 좁고 이로 인해 보유기간이 늘어나면서 사들인 금액보다 더 저렴하게 내놓는 급처문 매물이 많다”며 “신차가격의 30∼40%정도면 고급 수입차를 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