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훈 “얼굴만 70바늘 수술, 그래도 코트 누빈다”

서장훈 “얼굴만 70바늘 수술, 그래도 코트 누빈다”

기사승인 2012-11-22 20:20:01

[쿠키 스포츠] 프로농구 ‘국보급 센터’ 서장훈(38·KT)의 수난이 눈물겹다. 국내 최고령 선수로서 온 몸에 성한 곳이 없는 상태로 코트를 누비는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서장훈은 21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1쿼터 초반 상대 가드 김태술의 팔꿈치에 얼굴을 정통으로 얻어맞았다. 입술 주위가 찢어져 피가 난 서장훈은 2쿼터 막판 다시 코트로 돌아왔다. 서장훈은 반창고를 붙이고 입에 거즈를 문 상태로 13분17초를 뛰었다.

KT에 따르면 경기가 끝난 뒤 인근 병원을 찾은 서장훈은 입술을 20바늘이나 꿰매는 수술을 받았다. 서장훈은 지난달 26일 서울 SK와의 경기 도중에도 상대 선수 팔꿈치에 왼쪽 눈 윗부분을 맞아 50바늘이나 꿰맸다. 벌써 얼굴에 70바늘을 꿰맨 셈이다. 서장훈의 모습은 환자 그 자체다. 이전 목부상으로 목 보호대를 착용한데다 수술 부위를 보호하기 위해 얼굴에 붕대를 감은 상태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서장훈이 투혼을 불사르고 있는 이유는 이번 시즌이 그의 마지막 무대이기 때문이다. 올해 5월 연봉 1억원에 개인 돈 1억원을 보태 2억원을 연세대에 기부한 그는 사실상 이번 시즌 무보수로 뛰고 있다. 그만큼 마지막 무대를 명예롭게 장식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서장훈은 “얼굴을 맞았다고 벤치에서 거즈를 물고 있는 것은 너무 창피하다”며 “대단한 것도 아닌데 가만히 앉아있으면 나 자신에게 부끄럽다. 코트에서 조금이라도 뛰어 팀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창원 LG에서 평균 7.5점, 2.9리바운드로 생애 최악의 성적을 냈던 서장훈은 올해 11.1점, 3.7리바운드로 개인 성적에서도 향상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장훈의 투혼에 힘입어 KT도 시즌 초반 1승6패의 나락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7승2패의 상승세를 보이며 21일 현재 공동 5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또 개인적으로도 프로 통산 663경기를 뛰며 1만2986점을 기록, 1만3000점 돌파에 단 14점만 남겨두고 있다. 투혼을 발휘하고 있는 ‘국보급 센터’의 기록 행진과 팀 우승 목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김철오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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