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이 영상물은 남자의 사용법을 몰라 고통받는 전 세계 26억의 사용자 여성을 위해 제작되었습니다.”
연애 못하는 여자들이 두 눈 동그랗게 뜨고 주목해야 할 ‘필독’ 영화가 탄생했다. 남자를 유혹하는 실전 비법이 담긴 ‘남자 사용 설명서’가 그것. 서점에 가면 연애의 기술을 가르치는 서적만 해도 수만 가지. 영화는 이들의 핵심요소를 쏙쏙 뽑아 코믹이라는 양념을 더해 독특한 요리를 완성했다.
‘남자 사용 설명서’는 ‘각종 성공담을 담은 베스트셀러나 도서를 읽고 그대로 따라해 성공하는 사람이 있을까’라는 의문을 품은 이원석 감독의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존재감 없던 CF 조감독인 ‘국민 흔녀’ 최보나가 100% 성공률을 보장하는 남자사용설명서와 연애박사 Dr. 스왈스키를 만나며 ‘국민 훈녀’로 거듭나는 이야기가 기둥줄거리.
국민 ‘훈녀’로 거듭난 그녀는 길을 걸을 때도 남자들의 시선을 한몸에 사로잡고 심지어 한류스타 이승재의 마음까지 빼앗으며 보는 이를 대리만족하게 한다. 최보나는 이시영이, 이승재는 오정세, 스왈스키는 박영규가 연기한다.
영화의 줄거리만 놓고 보면 특별하지 않다. 전형적인 로맨틱코미디 영화의 단골 소재. 그러나 이원석 감독 특유의 통통 튀는 연출법과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재기 발랄한 로맨틱코미디로 완성됐다.
영화는 남자를 제품에 비유하고, 그 제품을 사용한다는 설정에서 시작한다. 자신에게 무관심한 남자의 호감을 사는 법,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생활스킨십, 잔소리에 대처하는 현명한 방법 등 실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비법을 전수한다. 이는 이원석 감독 본인의 연애담과 청춘남녀를 대상으로 한 인터뷰, 연애 고수들의 노하우를 담아냈기에 더욱 현실과 맞닿아 있다.
독특한 화면구성도 재미를 더하는 요소다. 인물의 희로애락을 먹구름과 폭우 등 다양한 CG와 애니메이션 효과로 표현, 현실과 판타지를 오가며 마치 만화를 영화로 보는 듯한 색다른 느낌을 준다. 또 영화는 영화와 나, 나와 옆 사람의 상호작용을 유도하며 자연스레 영화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매력도 지지고 있다.
하지만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강하게 갈릴 듯싶다. 이승재가 ‘내 눈에는 네가 불타올라 보여’라고 말하는 순간 최보나의 뒤에서 불이 타오르고, ‘나는 바보. 너밖에 모르는 바보. 너는 바보. 내 마음도 모르는 바보’ 같은 오글거리는 대사도 넘쳐난다.
이 감독 스스로 밝힌 “엉성한 B급 코미디영화를 지향한다”는 말처럼 전형적 로맨틱코미디와는 사뭇 다른 문법으로 웃음과 멜로를 제조한 독특한 영화를 선호하는 관객들에게는 배꼽 빠질 정도로 웃긴 영화지만, 정통 로코물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부적응의 실소를 지을지도 모르겠다.
영화는 사랑하는 연인 혹은 이제 막 호감이 싹트기 시작한 남녀가 보기에 딱 좋은 날, 밸런타인데이인 2월 14일에 개봉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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