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사법연수원 관계자에 따르면, 박 전 대법관은 오전 10시 사법연수원에서 44기 연수생들을 대상으로 ‘법조환경 변화에 대한 법조인의 준비’라는 특강을 했다.
이 과정에서 박 전 대법관은 “잘 나가는 로펌의 여자 변호사들은 시집을 못 가거나, 시집을 가서도 이혼을 한다”는 발언을 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여자 성차별 이런 거 아니니까 뭐라하지 마세요, 우리 로펌 여자변호사 중에 시집을 못 갔거나 시집을 갔어도 이혼했거나, 아니면 법률상으로만 부부가 돼 있거나 대충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해요”라고 말했다.
연수원 관계자는 “여성 연수원생들이 기분 나빠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여성 연수생은 강의 막판 질의응답 시간에 박 전 대법관을 향해 “그런 상황이면 기성 법조인들이 고쳐줘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고, 이에 박 전 대법관은 “그렇게 들렸다면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박 전 대법관의 발언은 여성 법조인들의 대형 로펌 선호 현상에 대한 지적에서 나왔다. 그는 “여성 법조인들 너무 대형 로펌 가는 것만 너무 좋은 건 아니다. 여러 가지 힘든 문제들도 많다”라는 취지로 문제의 발언을 시작했다.
박 전 대법관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로펌 근무여건이 굉장히 힘들다는 점을 예를 들어서 이야기하면서 생긴 오해”라고 해명했다. 그는 “내 친구가 로펌에서 근무를 했는데, 젊은 여자 변호사들을 보니까 굉장히 딱하더라. 굉장히 안돼 보인다고 전달하면서 결혼도 어렵고 야근도 많고 이혼한 사람도 상당히 많고 정상적 가정을 가지지 못한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등의 열악한 여건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여성 뿐만 아니라 남자 변호사들도 마찬가지로 새벽 2시까지 일하고 상당히 힘들고, 외국도 로펌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이혼율이 가장 높다는 이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법관은 “로펌이 가정 생활하면서 일하기가 힘들다는 여건을 설명한 것”이라며 “성차별이나 그런 의도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끝나고 강조했다”고 거듭 해명했다.
박 전 대법관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거쳐 2005년부터 6년간 대법관으로 일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동향인 경남 김해 출신으로 대법관 퇴임 후엔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고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전임교수로 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정현수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