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박영석은 우리들의 살아있는 영웅”

[쿠키人터뷰] “박영석은 우리들의 살아있는 영웅”

기사승인 2013-06-18 10:40:01


이인정 박영석기념관설립 공동추진위원장

[쿠키 생활] 2005년 회장으로 선출된 이래 8년 넘게 수장으로 대한산악연맹을 이끌고 있는 이인정 대한산악연맹 회장이 박영석기념관 설립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2년 전 안나푸르나 등반 도중 실종된 고 박영석 대장의 탐험과 도전 정신을 기리기 위한 박영석기념관을 서울 마포구에 세우고자 나선 것이다. 이 회장은 박영석기념관설립 공동추진위원장을 맡아 지난 13일에는 국민참여 선포식을 열었다.

“박영석 대장이 상암동에서 오랫동안 살아왔고 살아생전에 학교도 다니고 그랜드 슬램을 하는 동안 지냈던 곳이라서 마포구내에 기념관을 했으면 좋겠다는 말이 씨가 돼서 진행하게 됐어요.”

막상 일을 벌려 보니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우선 기념관을 지을 부지를 서울시에 요청했다. 하지만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서울시에서 난색을 표했다. 이 회장은 “다행히 국민참여 선포식을 즈음해 63명의 국회의원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기념관 건립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을 끌어내면서 분위기가 좋아져 일이 조금씩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네팔에 산악인의 추모비가 세워진 카카니 메모리얼 파크에 가면 1953년 에베레스트를 초등했던 힐러리 기념탑이 있어요. 거기에 박영석 대장의 추모탑이 네 번째로 세워졌죠. 대단한 거예요. 네팔에서 판단하기에도 박영석이 세계적으로 대단한 산악인이라는 거지요.”

또 네팔 포카라에 자리한 세계산악박물관 한쪽에 한국관 코너가 있고 박영석 대장의 기록들이 별도 부스에 전시돼 있다. 네팔을 찾는 많은 한국인들이 꼭 한 번 들르는 명소다. 올해 초 이 회장과 함께 히말라야 트레킹을 한 마포구청 공무원들도 이곳에서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 외국에서 박영석 대장이 이렇게 인정받는데 국내에서도 박영석 대장을 기리는 기념관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공감대가 마포구에서 조금씩 싹트기 시작했다.

반면 이 회장이 기념관 설립에 뛰어든 것은 단순히 대한산악연맹 회장이어서가 아니다. 이 회장과 박 대장의 깊고도 특별한 인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동국대 산악부 선후배로 만났는데, 사실 인연의 시작은 그보다 앞선다. 1980년 동국대 산악부 마나슬루 등정기념 카퍼레이드를 본 박 대장은 산악인이 되리라 결심하고 재수 끝에 동국대에 입학해 산악부에 가입한다. 등반대장으로 마나슬루 원정을 성공시킨 이가 이 회장이니, 어찌 보면 박 대장을 산으로 이끈 이가 이 회장인 셈이다. 그래서 더 그를 기리는 일에 힘을 쏟는 지도 모른다. 이 회장은 기념관 설립 외에도 매년 박영석 추모 음악회와 네팔에서 열리는 박영석 스포츠클라이밍 대회를 지원하고 있다.

“나는 그 친구 죽었다고 생각 안 해요. 현실적으로 죽은 거지만 우리들의 살아있는 영웅이니까. 박영석이 우리에게 남겨준 교훈이 많아요. 그랜드슬램을 이루고도 코리안 루트를 만들겠다 끊임없이 도전했던 그 정신을 기리는 기념관을 세워 그가 생전에 많은 관심을 뒀던 청소년 교육사업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 난 기자 nan@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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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 기자
nan@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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