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생활] 국내에서 판매되는 아웃도어 브랜드의 캠핑용품 대부분이 동일한 공장에서 로고만 달리해서 제조된 제품으로 드러났다. 제품 성능은 물론 디자인까지 판박이라 로고를 가리면 브랜드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다.
최근 몇 년 사이 캠핑이 유행을 하면서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일제히 텐트부터 퍼니처, 각종 소품까지 캠핑 용품들을 선보였다. 이들 브랜드가 이렇게 빠르게 수십 종의 제품을 출시하며 캠핑 라인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OEM 업체가 있었기 때문.
국내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코베아와 피엠에스인더스트리, 탑앤탑 등이다. 이들 업체들은 오랫동안 캠핑 용품을 제조해온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데다 특히 가스제품의 경우 한국가스안전공사의 기준을 통과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제조사가 이들 외에는 전무한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수많은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이들 업체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한다.
그러나 문제는 성능마저 똑같은 제품이 로고만 달리해 시장에 유통된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이 이들 제품들이 서로 다른 브랜드를 베낀 카피품(복제품)이 아닌가란 의심을 품는 일이 종종 있을 정도. 하지만 제품 가격은 브랜드에 따라 모두 제각각이다.
케이투, 아이더, 블랙야크, 네파, 밀레, 라푸마, 빈폴, 마운티아 브랜드들 대부분이 이들 업체에서 제품을 생산한다. 아웃도어 브랜드의 캠핑 용품들의 상표를 살펴보면 이들 제조사가 명시돼 있다. 또 해당 제조사의 자체 브랜드 제품을 살펴보면 동일한 제품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실제 피엠에스의 ‘파워 트윈 스토브’가 네파에서 ‘볼칸 트윈 스토브’, 아이더에서 ‘뉴 트윈 스토브’와 성능과 디자인이 거의 동일하다. 여기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피엠에스의 ‘파워 트윈 스토브(액출)’는 밀레의 ‘파워 트윈 스토브’와 블랙야크의 ‘파워 트윈 스토브’로 출시되어 있다. 심지어 아이더는 자사 홈페이지 해당 제품 설명란에 PMS 상표가 부착된 제품 사진을 걸어놓는 촌극을 연출했다. 가격은 네파의 경우 18만9000원, 아이더는 19만5000원이며, 밀레는 26만9000원(케이스 포함), 블랙야크는 25만5000원이다.
제조사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의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제조사에 와서 하는 일은 기존 제품을 쇼핑하는 것 밖에 없다”며 “기본적인 디자인조차 변경하지 않는 등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 위한 투자는 거의 하지 않은 채 색상 수정 정도만 요구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 난 기자 na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