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산 산행 후 래프팅 즐겨보세요”

“청량산 산행 후 래프팅 즐겨보세요”

기사승인 2013-07-15 09:55:00


산과 강을 한 번에 즐기는 일석이조 ‘봉화 피서법’

[쿠키 생활] 봉화의 손님 접대는 융숭하다. 다리가 부러질 듯한 상차림부터 덥석 안긴다. 바삭바삭하게 잘 구워진 햇볕, 솔내음 향긋한 산바람, 차지게 쫄깃한 흙길, 아삭한 식감 좋은 녹색 숲, 뒷목이 당길 정도로 시원한 폭포, 입 안 가득 침고이게 달달한 꽃향기까지 한 상 가득 차려진다. 봉화를 처음 방문한 이라면 어느 것에 젓가락을 먼저 가져가야 하나 고민에 빠지기 마련이다.



◇퇴계 이황이 닮고자 했던 청량산

경북의 가장 북쪽에 자리한 봉화는 태백산과 선달산으로 강원도와 경계를 이룬다. 태백에서 발원한 낙동강은 봉화의 동쪽을 관통해 안동으로 흘러가고 상대적으로 지대가 낮은 서쪽으로는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이 흐른다. 전체 면적의 80%가 산으로, 경북에서도 산지비율이 가장 높은 오지로 ‘대륙의 섬’이라 불려왔다. 오지로 남게 한 자연환경은 봉화의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었지만 오늘날에 와서는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봉화의 보물이 됐다.

도립공원인 청량산 역시 봉화의 보물이다. 퇴계 이황이 스스로 청량산인이라는 호를 쓸 만큼 몸소 닮고 싶어 했던 산이다. 낙동강을 발치에 두고 빼어난 바위 봉우리가 늘어선 청량산은 주왕산, 월출산과 함께 우리나라 3대 기악으로 불린다. 장마철 높은 습도에도, 숨이 턱턱 막히는 무더위에도 서늘한 산그늘과 함께 청량한 산바람을 넉넉히 내어준다. 오르막과 계단이 끝없이 이어지지만 땀을 씻을 수 있는 차디찬 계곡을 중간 중간 만날 수 있다.



입석이나 선학정에서 오르면 도중에 연화봉 기슭에 자리한 청량사를 만난다. 잘 벼린 칼로 깎아놓은 듯한 청량산 열두 봉우리를 병풍으로 두른 아름다운 사찰이다. 옹기종기 모인 전각 사이에 연꽃에 둘러싸인 꽃술 같다는 석탑이 듬직하게 그 중심을 잡고 있다. 청량사는 신라 문무왕에 원효대사가 창건한 고찰로, 한때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잠시 머물렀다. 약사여래불을 모시는 ‘유리보전’의 현판은 공민왕이 직접 쓴 것이라고 한다.

청량사를 지나 산정에 오르면 자란봉과 선학봉을 잇는 하늘다리를 볼 수 있다. 해발 800m 지점에 놓인 하늘다리는 움직일 때마다 출렁거려 오금이 저릴 만큼 짜릿함과 함께 장쾌한 전망을 제공한다. 오르느라 흘린 땀방울에 대한 보상치고는 과분할 선경이 발아래 펼쳐진다.



◇이나리강 급류가 선사하는 짜릿한 래프팅

하산 후 산행의 고단함은 낙동강 래프팅으로 시원하게 씻어버릴 수 있다. 차로 5분정도 이동하면 이나리강을 따라 래프팅 업체들이 줄지어 있다. 3개의 코스 중에서 수량 및 날씨에 따라 선택해 진행되는데 보통 2~3시간 정도 소요된다.

강이 너른데다 수량도 풍부해 래프팅을 즐기기에는 제격이다. 코스 도중에 온몸에 물벼락을 맞게 될 만큼 험난한 급류도 2~3곳 있어 배가 뒤집어 질 것 같은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고무보트를 멈추고 바위 위에서 다이빙을 즐기기도 하고 매점에서 간단한 요깃거리를 하면서 쉬어가기도 하는 등 프로그램이 잘 짜여있다.

◇봉화에서 꼭 맛봐야 할 먹거리… 송이돌솥밥과 솔잎숯불구이

봉화의 대표적인 특산물은 위와 장 기능을 도와주고 항암효과가 뛰어난 송이버섯이다. 봉화군의 캐릭터의 이름을 딴 송이전문음식점 솔봉이(054-673-1090)에서는 가을에 생산한 송이를 저장해 둬 사시사철 송이요리를 맛 볼 수 있다. 대표 메뉴는 송이돌솥밥. 돌솥 뚜껑을 열면 은은한 향기와 함께 밥 위에 넉넉하게 올린 송이버섯을 볼 수 있다. 참나물, 두릅나물, 목이버섯, 돈나물 등의 다양한 밑반찬과 함께 비벼 먹는다.



돼지숯불구이 역시 봉화군에 왔다면 놓치기 아쉬운 별미다. 토속음식전문인 봉성청봉숯불구이(054-672-1116)는 소나무 숯으로 노릇하게 구워 기름기 쫙 뺀 돼지구이를 내놓는다. 솔잎향이 은은하게 배인 돼지고기를 각종 푸성귀에 곁들여 먹으면 맛도 기가 막히지만 여름철 보양음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매콤달콤한 양념구이도 인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 난 기자 nan@kukimedia.co.kr

김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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