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쏟아지면 계곡은 순식간에 불어난다. 때문에 장마철에 계곡이나 물가에서 캠핑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또 경사가 급한 비탈에서는 산사태로 흙더미나 돌에 깔릴 수가 있다. 일기예보를 통해 기상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고 일단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하면 가능한 빨리 짐을 꾸려 철수해야 한다. 급작스럽게 대피할 경우를 고려해 주변 지형을 잘 아는 장소를 찾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번에 폭우로 인해 침수된 가평 자라섬오토캠핑장의 경우처럼 배수시설이 잘 갖춰진 캠핑장이라 하더라도 강가라 지대가 물에 잠길 수 있으니 수시로 강우 상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침수 위험이 없는 캠핑장이라고 해도 안심할 수는 없다. 타프나 거실형 텐트는 지붕 면적이 넓어 물고임 현상이 발생하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을 수 있다. 자연스럽게 물이 흘러내리도록 경사를 조절해서 설치하거나 자주 고인 물을 쏟아준다. 천둥번개가 칠 경우 스틸 폴은 낙뢰를 맞을 위험이 있으므로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다. 텐트 바닥에 물이 고이는 것을 막으려고 판 배수로도 비가 계속 내린다면 무용지물이다. 오히려 그 일대에 물이 고이는 원인이 되므로 애초에 배수가 잘 되는 장소를 선택하거나 물 고일 염려가 없는 데크 위에 텐트를 설치한다.
텐트 내부 습기를 없애려고 가스랜턴이나 스토브를 켜놓는 경우도 있는데 화재와 화상의 원인이 되므로 자제한다. 특히 작은 돔형 텐트의 경우 실내가 밀폐된 공간이라 잠깐 화기를 사용해도 산소부족으로 질식사할 위험이 있으니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다. 감전의 위험이 있는 가전제품이나 릴선은 비가 들이치지 않거나 바닥보다 높은 곳에 둔다.
저체온증은 겨울보다 여름에 발생률이 더 높다. 아이들이 비 내리는 밖에서 뛰어놀 경우 체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비옷을 입히고 장시간 비를 맞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 난 기자 na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