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생활]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본격적인 가을이 되면서 산이나 계곡 등 교외로 나들이를 떠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가족, 연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보면 갑작스럽게 응급상황에 직면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가을에는 큰 일교차와 면역력 저하 등으로 인해 신체가 약해진 상태인데다 어떻게 응급처치를 하느냐에 따라 부상의 정도를 악화시키거나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어 미리 대처 요청을 알아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해서 무턱대고 지혈을 하거나 상처 부위를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응급처치 방법을 숙지하여 시행한다면 위급한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다. 야외 활동 중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과 이에 대한 올바른 응급처치 방법을 살펴보자.
◇눈 주위 상처는 지혈 위한 압박이 오히려 위험해
야외활동 시 가장 흔하게 발생할 수 있는 상처는 찰과상이다. 찰과상은 넘어지거나 부딪쳐서 피부가 벗겨지면서 피가 나고 쓰라림을 느끼는 현상으로 특히 넘어져서 생긴 찰과상에는 흙이나 풀 같은 이물질이 묻기 쉽다. 이러한 이물질은 상처 회복이 더디고 염증을 일으킬 수 있어 반드시 바로 제거해야 한다. 이물질 제거를 위해서는 흐르는 식염수로 닦아내는 것이 가장 좋다.
피가 계속 난다면 거즈로 덮고 반창고를 붙여서 고정하거나 손으로 출혈부위를 눌러주면 된다. 이때 미세한 솜은 오히려 상처에 이물질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솜보다는 거즈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만약 눈 주위 피부가 찢어져 피가 나는 경우라면 눈을 감싸거나 지혈을 위해 상처 부위를 누르지 않도록 한다. 안구나 시신경을 눌러 오히려 상처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김진국 대표 원장은 “눈 주위 상처는 일반적인 상처와 응급처치 방법이 다를 수 있어 자칫 일반적인 응급처치 방법을 따라 하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며 “특히 안경렌즈의 조각이나 이물질로 인해 출혈이 발생한 경우에도 이물질을 제거하기보다 병원을 찾아 치료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타박상엔 냉찜질해주면 출혈과 부종 가라앉아
야외활동을 하다 보면 넘어지거나 외부 충격을 받기 쉽다.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몸에 검푸른 멍이 드는 경우가 빈번하다. 타박상은 외부 충격을 받아 근육이 붓고 통증이 생기는 것으로 피부 속의 세포 조직이 파괴되면서 출혈과 부종이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가벼운 타박상의 경우 멍이 들고 약간의 통증이 있으며, 뼈와 근육에 별 다른 이상이 없으면 자연스레 호전된다.
일반적인 부위의 경우 다친 직후 손상 부위를 높이 올리고 냉찜질을 해주면 출혈과 부종을 감소시킬 수 있다. 하지만 눈 주위에 타박상을 입었다면 냉찜질과 같은 자가 치료는 삼가야 한다. 눈 주위에 타박상을 입었을 때 눈을 비비거나 차가운 물, 얼음 등으로 냉찜질을 할 경우에는 충격 정도에 따라 안구파열, 안와골절, 망막 출혈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눈에 타박상을 입었다면 가급적 깨끗한 수건이나 천으로 살짝 가린 후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상엔 원인에 따라 대처방법 달리 해야
야외활동 중에는 나무나 가시 등에 찔려 찢어지거나 피가 나는 상처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바늘, 철사, 못, 송곳 등에 찔리거나 충격이 받는 경우를 자상이라고 하는데 자상은 주로 상처가 깊고 좁으며 출혈이 많지 않다. 따라서 피에 의해 세균이 밖으로 씻겨 나올 확률이 적어 염증이 발생할 우려가 높고 이로 인해 상처가 덧날 수 있다. 특히 파상풍균은 산소가 부족한 깊은 상처 부위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세균 감염의 위험성이 크다.
자상은 상처 부위보다는 원인에 따라 처치법이 다르다. 가장 흔하게 경험하는 상처가 가시에 의한 자상인데, 이때 급하게 가시를 뺀다고 손톱으로 상처 부위를 자극하면 세균이 들어갈 수 있으므로 손을 깨끗이 씻은 뒤 소독한 족집게로 뽑는 것이 안전하다. 녹이 슨 못에 찔렸을 경우에는 파상풍 위험이 큰 만큼 응급처치를 한 후 가능한 빨리 병원에 방문해 파상풍 예방 및 항혈청 주사를 맞아야 한다. 칼이나 유리, 금속 등에 찔렸을 때는 칼이나 유리, 금속의 파편이 몸에 남아 출혈을 더하거나 혈관이 상할 수 있다. 하지만 함부로 파편을 제거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어 신속히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밖에 산행을 하다 벌에 눈을 쏘였을 때에는 눈을 비비거나 벌침을 뽑겠다고 눈을 자극하지 말고 즉시 안과를 찾아 벌침을 뽑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눈에 가시가 들어갈 경우 가시에 묻어있는 균에 감염돼 안내염이 발생하고 심할 경우 시력 상실에 이를 수 있다. 따라서 야외 활동 시에는 선글라스나 모자, 보안경 등을 착용하고 등산을 할 때는 등산화, 등산 스틱 등 장비를 구비하고 산을 오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 난 기자 na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