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국내 간염 환자 중 상당수는 A형과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환자가 극히 드물고 예방백신도 개발되지 않은 C형 간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저조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C형 간염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지금까지 4천번째 간이식을 시행한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이 매 1,000례 당 간이식 환자의 원인 변화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04년 말(1,000례 달성 시점) 전체 간이식 원인의 75.0%를 차지했던 B형 간염 비중은 2013년 말(4,000례 달성 시점) 60.3%로 떨어진 반면, C형 간염에 의한 원인은 2.7%에서 7.4%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1,000례의 간이식 환자를 시행한 2004년 11월 까지 알코올성 간질환에 의한 이식 비중은 2.6%를 차지했으나, 2천례를 달성한 2008년 이 비중은 4.7%로 변경됐으며 4천례를 시행한 2013년에는 15.1%로 변화하는 등 알코올성 간질환에 의한 간이식 역시 큰 비중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 황신 교수는 “C형 간염은 아직까지 효과적인 예방 백신이 없다는 점과 알코올성 간질환은 무분별한 음주가 불러오는 참혹한 결과라는 점에서 환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말기간질환은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가 급속도록 나빠지기 때문에, 간경변증과 관련한 합병증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빠른 시일 내에 이식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간이식 환자의 생존율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의 환자 생존율은 96%(1년), 93%(3년), 91%(5년)를 기록했는데, 이는 장기이식 수술의 선진국이라는 미국의 이식 생존율 85%(1년), 70%(3년), 63%(5년)을 훨씬 뛰어넘는 기록이다.
또한 4천례의 간이식 중 생체 간이식이 3385건(85%), 뇌사자 간이식이 615건(15%)으로 분석됐으며, 3385건의 생체 간이식과 376건의 2대1 간이식, 230건의 ABO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은 서울아산병원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이식팀 이승규 교수는 “연 300건 이상의 수술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수술실의 숫자, 수술 가능 인력 등 단순한 물리적 규모를 넘어, 응급 및 중증 환자의 신속한 대응, 표준적이고 체계적인 수술법, 수술 후 집중적인 환자관리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게 이루어져야만 가능한데 서울아산병원은 이 모든 부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고 평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