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자의 영혼이 찾아와 풀어주라고 했다”… 자살여군 유족에 ‘성추행’ 가해자 선처 종용 의혹

“망자의 영혼이 찾아와 풀어주라고 했다”… 자살여군 유족에 ‘성추행’ 가해자 선처 종용 의혹

기사승인 2014-03-22 10:25:00

[쿠키 사회] 지난해 상관의 성추행과 가혹행위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군 오모(당시 28세) 대위의 소속 부대 측이 유족에게 ‘망자(亡者)의 영혼’ 운운하며 가해자인 노모(37) 소령에 대한 선처를 종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KBS는 21일 “지난달 25일 오 대위가 근무했던 부대에 대한 법원의 현장검증이 끝난 뒤 해당 부대 부사단장이 유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천도재를 지냈더니 오 대위의 영혼이 노 소령을 풀어주라고 했다’라는 황당한 얘길 꺼냈다”고 보도했다.

유족 측은 “부사단장이 숨진 오 대위의 영혼을 내세워 노 소령에 대한 선처를 종용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부대 측은 해당 발언을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마음 아픈 부모를 상담해주는 차원에서 얘기다. 고소를 취하하라고 말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육군 제2군단 보통군사법원은 지난 20일 군 형법상 강제추행, 욕설 및 성적 언행을 통한 모욕·가혹행위 등 혐의로 기소된 노 소령에게 지난해 10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인권단체 등은 전형적인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비판하고 나섰고 군 검찰은 항소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강원도 화천 육군 제15사단에 근무하던 오 대위는 부대 인근 주차장 자신의 승용차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오 대위의 유서와 일기장 등으로 인해 오 대위의 직속상관인 노 소령이 오 대위에게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하고 가혹 행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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