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사고 발생 12일째인 27일까지 수습된 시신은 모두 188구(오후 4시 현재)다. 이 희생자들은 대부분 물이 차오르는 좌현을 피해 우현 쪽 객실로 힘겹게 올라섰다가 오갈 데 없이 그 안에 갇혔던 것으로 추정된다. “객실이 안전하다”는 선내방송을 믿고 구명조끼를 입은 채 객실에서 구조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렸을 것이다. 시신 발견 위치를 통해 사고 당시 승객들의 동선을 재구성했다.
◇오른쪽으로 이동했지만…=범정부사고대책본부에 따르면 실종자 시신이 가장 많이 수습된 곳은 4층 선미 쪽 객실이다. 이 곳에서 6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특히 선미 우현의 30인용 객실에서는 16구(21일), 20구(22일), 12구(23일) 등 사흘간 48구의 시신이 수습됐다.
객실 정원을 초과할 정도로 많은 학생들이 몰린 건 물이 들어오는 쪽을 피해 이 곳으로 도망쳤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구명조끼를 입고 객실에서 대기하라’는 안내를 받은 좌현 객실 승객들은 배가 기울어지는 왼쪽을 피해 오른쪽 방으로 내달렸을 것이다. 지난 25일 사고대책본부 브리핑에서 해군 김진황 대령도 “왼쪽 선실에 있던 학생들이 물이 들어오자 오른쪽 방으로 피신한 듯 보인다”고 했다. 오른쪽 객실로 미처 피하지 못한 학생들은 드넓은 중앙 50인실에서 눈을 감아야 했다. 이 곳에서 현재까지 수습된 시신은 13구다.
왼쪽에서 덮쳐 오는 수마(水魔)에 객실 밖에 있던 다른 학생과 승객들도 오른쪽으로 뛰긴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한 승객은 4층의 가장 우측인 계단에서 발견됐다. 물을 피해 다른 층으로 피하려다 물에 휩쓸린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방 옆으로 나있는 작은 객실에서도 3구(19일), 16구(20일)의 시신이 수습됐다. ‘선실에서 대기하라’는 방송 탓에 이들도 좁은 방에 옹기종기 모여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을 테다.
3층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관실 뒤쪽 객실과 우현 끄트머리의 라운지와 객실에서는 총 22구가 발견됐다. 선내 방송에 따라 가까운 방에 모인 것으로 추정된다. 좁은 방으로 학생과 승객들이 몰린 것은 그만큼 탈출할 여유가 있었다는 걸 의미한다. 반면 아침식사 시간이어서 승객들이 대거 모였을 것으로 예상됐던 식당에서는 시신 9구가 수습되는 데 그쳤다. 식당에 있던 이들은 인근 객실로 피신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대책본부는 3·4층 선미 객실에 승객들이 대거 모여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구명조끼로 인해 물 위로 떠오른 시신 한 구도 3층 중앙 객실에서 해류에 떠밀려 올라온 것으로 추정된다. 해경 관계자는 “선미 쪽 객실에 학생들이 몰린 것으로 보여 집중적으로 구조팀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선미 쪽은 해군 구조대가 담당한다.
◇원망스러운 바다, 난항 겪는 수색작업=27일 수색 작업은 난항이었다. 진도 해상에 내리는 비 때문에 구조팀은 잠수를 시도하기조차 힘들어했다. 사고대책본부 고명석 대변인은 “전날 오전 4시에 풍랑 특보가 내려진 상태로 기상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며 수색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오후 2시12분 4층 선수 쪽 중앙통로에서 단원고 남학생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를 수습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해경 관계자는 “정조 시간에 맞춰 조금 더 안쪽으로 진입하는 데 성공해 배 중앙에서 수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구조팀은 총 6개 가이드라인을 이용했다. 앞쪽 4층 선수와 중앙 부분은 해경과 소방방재청, 문화재청, 민간 잠수사가 수색을 맡았고 선미 부분은 해군이 수색했다. 현장에서 대기하던 구조팀 98명 중 실제 투입된 사람은 27명에 그쳤다.
진도 해역은 이날 파도가 2~3m로 높아져 구조팀을 더욱 괴롭혔다. 배 안쪽의 각종 장애물도 큰 문제였다. 배가 가라앉아 있는 곳의 수심은 최대 48m다. 수심 40m 이상은 잠수 자체가 어려운데 선실 내에 각종 집기들이 해저 가까이 자리한 좌현 출입구를 가로막고 있다.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은 “카펫, 이불 등이 선내 곳곳의 통로를 막고 객실에 들어차 있어 수색이 어렵다”고 말했다.
작업 수심이 깊어지고 조류도 빨라지는 등 여건이 악화되자 잠수병을 호소하는 구조대원도 늘고 있다. 고 대변인은 “잠수에 투입된 구조팀 중 5명이 잠수병을 앓고 있다”며 “감압챔버에 들어가 치료받고 있지만 1명은 증상이 심해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말했다.
진도=국민일보 쿠키뉴스 진삼열 이도경 기자 samuel@kmib.co.kr
◇오른쪽으로 이동했지만…=범정부사고대책본부에 따르면 실종자 시신이 가장 많이 수습된 곳은 4층 선미 쪽 객실이다. 이 곳에서 6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특히 선미 우현의 30인용 객실에서는 16구(21일), 20구(22일), 12구(23일) 등 사흘간 48구의 시신이 수습됐다.
객실 정원을 초과할 정도로 많은 학생들이 몰린 건 물이 들어오는 쪽을 피해 이 곳으로 도망쳤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구명조끼를 입고 객실에서 대기하라’는 안내를 받은 좌현 객실 승객들은 배가 기울어지는 왼쪽을 피해 오른쪽 방으로 내달렸을 것이다. 지난 25일 사고대책본부 브리핑에서 해군 김진황 대령도 “왼쪽 선실에 있던 학생들이 물이 들어오자 오른쪽 방으로 피신한 듯 보인다”고 했다. 오른쪽 객실로 미처 피하지 못한 학생들은 드넓은 중앙 50인실에서 눈을 감아야 했다. 이 곳에서 현재까지 수습된 시신은 13구다.
왼쪽에서 덮쳐 오는 수마(水魔)에 객실 밖에 있던 다른 학생과 승객들도 오른쪽으로 뛰긴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한 승객은 4층의 가장 우측인 계단에서 발견됐다. 물을 피해 다른 층으로 피하려다 물에 휩쓸린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방 옆으로 나있는 작은 객실에서도 3구(19일), 16구(20일)의 시신이 수습됐다. ‘선실에서 대기하라’는 방송 탓에 이들도 좁은 방에 옹기종기 모여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을 테다.
3층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관실 뒤쪽 객실과 우현 끄트머리의 라운지와 객실에서는 총 22구가 발견됐다. 선내 방송에 따라 가까운 방에 모인 것으로 추정된다. 좁은 방으로 학생과 승객들이 몰린 것은 그만큼 탈출할 여유가 있었다는 걸 의미한다. 반면 아침식사 시간이어서 승객들이 대거 모였을 것으로 예상됐던 식당에서는 시신 9구가 수습되는 데 그쳤다. 식당에 있던 이들은 인근 객실로 피신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대책본부는 3·4층 선미 객실에 승객들이 대거 모여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구명조끼로 인해 물 위로 떠오른 시신 한 구도 3층 중앙 객실에서 해류에 떠밀려 올라온 것으로 추정된다. 해경 관계자는 “선미 쪽 객실에 학생들이 몰린 것으로 보여 집중적으로 구조팀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선미 쪽은 해군 구조대가 담당한다.
◇원망스러운 바다, 난항 겪는 수색작업=27일 수색 작업은 난항이었다. 진도 해상에 내리는 비 때문에 구조팀은 잠수를 시도하기조차 힘들어했다. 사고대책본부 고명석 대변인은 “전날 오전 4시에 풍랑 특보가 내려진 상태로 기상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며 수색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오후 2시12분 4층 선수 쪽 중앙통로에서 단원고 남학생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를 수습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해경 관계자는 “정조 시간에 맞춰 조금 더 안쪽으로 진입하는 데 성공해 배 중앙에서 수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구조팀은 총 6개 가이드라인을 이용했다. 앞쪽 4층 선수와 중앙 부분은 해경과 소방방재청, 문화재청, 민간 잠수사가 수색을 맡았고 선미 부분은 해군이 수색했다. 현장에서 대기하던 구조팀 98명 중 실제 투입된 사람은 27명에 그쳤다.
진도 해역은 이날 파도가 2~3m로 높아져 구조팀을 더욱 괴롭혔다. 배 안쪽의 각종 장애물도 큰 문제였다. 배가 가라앉아 있는 곳의 수심은 최대 48m다. 수심 40m 이상은 잠수 자체가 어려운데 선실 내에 각종 집기들이 해저 가까이 자리한 좌현 출입구를 가로막고 있다.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은 “카펫, 이불 등이 선내 곳곳의 통로를 막고 객실에 들어차 있어 수색이 어렵다”고 말했다.
작업 수심이 깊어지고 조류도 빨라지는 등 여건이 악화되자 잠수병을 호소하는 구조대원도 늘고 있다. 고 대변인은 “잠수에 투입된 구조팀 중 5명이 잠수병을 앓고 있다”며 “감압챔버에 들어가 치료받고 있지만 1명은 증상이 심해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말했다.
진도=국민일보 쿠키뉴스 진삼열 이도경 기자 samuel@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