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봄철에 놓치기 쉬운 아이와 엄마의 건강상식을 돕기 위해 하정훈 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과 차의과학대학교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조연경 교수가 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건강클래스에서는 ‘올바른 해열제 복용법’과 관련해 ▲해열제를 먹여야 할 때는 언제인지 ▲아이 연령과 몸무게에 맞는 양인지 ▲해열제 유형이 아이가 복용하기 알맞은 형태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이 전달됐다.
◇평균체온보다 1도 이상 높다면 해열제 먹이고 주의 깊게 살펴야= 면역체계가 약한 아이들에게 일교차가 큰 봄은 감기에 걸리기 쉬운 시기다. 아이들은 감기에 걸리면 어른보다 열이 더 잘 나는데, 보통은 열이 2~3일 동안 지속된다. 열이 나면 아이가 힘들어하는 것은 물론, 탈수와 식욕부진, 심하면 열성 경련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 깊게 살피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아이의 체온이 평균체온보다 1도 이상 높거나 38℃ 이상이면 열이 있다고 판단하고 우선 어린이용 해열제를 먹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균체온은 항문으로 재는 것이 정확하다. 체온계의 수은주에 바셀린을 바르고 아기의 항문을 손으로 벌린 다음 체온계를 집어넣는다. 아기가 움직여서 체온계에 찔리지 않도록 잘 잡은 후 약 1.2∼2.5cm 정도 넣고 3분후 눈금을 읽으면 된다.
하정훈 소아과 전문의는 “고열은 되도록 빨리 떨어뜨려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는 공복에도 사용 가능하므로 한밤중 갑자기 열이 나는 경우에도 비교적 마음 편히 사용할 수 있다. 열이 하루 이상 지속되거나 체온이 39도 이상인 경우에는 바로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어린이 해열제는 ‘나이’, ‘몸무게’에 맞춰 사용해야= 해열제는 용법·용량을 잘 지켜 복용하면 가장 안전한 약이다. 그렇더라도 영·유아에게 해열제를 먹일 때는 신중해야 한다. 생후 3개월 미만 아기에게는 임의로 해열제를 먹여선 안 되며 생후 4개월부터는 ‘어린이 타이레놀’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단일성분의 해열제를 고려할 수 있다.
어린이는 어른과 달리 같은 연령이라도 체중에 따라 해열제 복용량 기준치가 다르므로 아이 몸무게에 맞춰 먹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린이 타이레놀 등에는 제품 겉면에 체중별 권장량이 표기돼 있으므로 이를 잘 숙지해 먹여야 한다. 급하다고 성인용 해열제를 쪼개서 먹이는 것은 과량복용의 우려가 있으므로 절대 금해야 한다. 해열제를 먹인 후 열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다른 해열제를 또 먹여서도 안 된다. 해열제는 한 가지만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물 자주 먹이고 실내 습도는 50% 정도로= 아기가 열감기에 걸렸다면 주위를 따뜻하게 해주고 조용히 쉬게 한다. 방의 습도를 50% 정도로 유지하고 실내 온도는 20~22℃를 유지한다. 물이나 주스를 자주 먹여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주는 것도 좋다. 아이에게 갑자기 열이 날 때 외에도 아이가 약 먹기를 거부할 때 부모는 당황스럽다. 이 때 아이에게 약을 강제로 먹이면 약 먹기에 대한 거부반응을 키울 수 있다. 아이의 성장상태와 약 복용 특성에 따라 해열제 제형을 선택하면 조금 더 쉽게 복용할 수 있다.
가루약을 잘 먹지 못하는 아이라면 의사와 상의해 물약이나 알약으로 먹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생후 4개월부터 복용 가능한 어린이 타이레놀 현탁액의 경우 알약을 먹기 싫어하거나 아토피, 알레르기 등으로 색소에 민감할 수 있는 아이들에게 권장된다. 이 외에도 씹어 먹을 수 있는 아이를 위한 츄어블 정이나 알약을 선호하는 만 6세 이상 소아를 위해 정제형도 고려해볼 수 있다.
◇임신부에게 열 날 땐 바로 전문가와 상담해야= 클래스에서는 임신부와 초보엄마를 위한 건강관리법 강연도 진행됐다. 차의과대학교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조연경 교수에 따르면 임신 중 38.9℃ 이상의 고열은 태아의 신경계 손상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임신부의 약 복용은 신중해야 하지만 참기 어려운 통증이 있거나 열이 심하게 난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적시에 올바른 대처를 하는 것이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조연경 교수는 “임신 중 통증은 태아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해열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출산 후에는 정기적으로 산부인과를 방문해 부인과 질환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