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29일 “오전에 4구, 오후 들어 12구의 시신을 수습했다”며 “이중 3구는 4층 좌현 객실에서, 나머지 13구는 5층 로비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사망자는 204명, 실종자는 98명이 됐다.
합동구조팀은 승객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64개 격실(선실·식당 등 배 안의 분리된 공간) 중 현재까지 38곳에 대한 1차 수색을 끝냈다. 나머지 26곳은 대부분 좌현 객실로 구조팀은 앞으로 이곳을 중심으로 수색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이날 가장 큰 수확은 4층 좌현 쪽 격실 진입로를 확보한 점이다. 4층 좌현 격실은 학생들이 상당수 몰려있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현 입구에서 22m나 더 들어가야 해 잠수사들이 접근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구조팀은 5층 로비에도 처음 진입해 시신을 수습하는 데 성공했다.
구조팀은 인양작업 없이 다음달 중순까지 수색을 이어가기로 했다. 해양경찰청 이춘재 경비안전국장은 “30일까지는 한번도 수색하지 못한 구역을 위주로 수색하고, 조금 때인 다음달 7일까지는 문이 열리지 않아 수색하지 못했던 곳을 들여다볼 계획”이라며 “그 이후 다음달 15일까지는 실종자가 많이 잔류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을 재수색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작업 자체는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이날부터 유속이 최대 초속 2.4m에 달하는 ‘대조기’가 시작돼 잠수사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물살이 빨라지면서 잠수사들은 등에 매달고 있는 산소공급 호스가 심하게 흔들려 중심을 잡기 힘든 상황이다.
어려운 환경 탓에 외국에서 온 전문가들도 별다른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 미국·네덜란드·영국·일본 전문가들은 지난 27일 구조팀과 만났지만 이렇다할 조언을 해주지 못했다. 이들과 함께 사고 해역에 나갔던 한 관계자는 “조류 극복 방법과 함께 잠수 시간을 늘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자문을 구했는데 외국 전문가들도 고개를 가로저었다”며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다이빙벨(잠수용 엘리베이터)’은 시험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투입됐다. 다이빙벨은 잠수사들이 잠수 중에 잠시 들어가 쉴 수 있는 장비다.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는 오전 11시30분부터 사고해역에서 약 12㎞ 떨어진 해상에서 다이빙벨을 시험 가동했다. 그는 이 장비를 이용하면 기존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장시간 수색작업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다이빙벨이 투입돼도 기적적인 효과를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이빙벨은 민간잠수사가 활동하는 선수 쪽 수색에만 투입될 예정이다. 해경 고명석 대변인은 “아마 이 대표와 함께 투입되는 잠수사들이 주로 활용하게 될 것”이라며 “활동하는 지역이 다르기 때문에 해군이나 해경이 사용하기엔 다소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구조함인 세이프가드함도 이날 사고 해역에 도착했다. 3300t급 세이프가드함은 감압챔버와 잠수장비, 고속보트 등 수색 관련 장비를 지원하고 시신 유실 방지 작업을 도울 계획이다.
진도=국민일보 쿠키뉴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