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 좋지 않지만 구조팀은 어떻게든 주말까지 1차 수색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진도군청에서 구조·수색 각계 전문가 회의를 열고 수색 속도를 높일 방안을 논의했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30일 “전날 새벽부터 희생자 7명의 시신을 수습했다”며 “4층 선수 좌측에서 5명, 5층 로비에서 1명을 발견했다”고 했다. 다른 1명의 시신은 인근 해상에서 수습했다. 이로써 세월호 희생자는 212명으로 늘었다.
유속이 초속 2.4m에 이르는 대조기에도 수색이 조금씩 성과를 내는 건 그동안 진입할 수 없었던 4층 좌현 격실과 5층 로비 접근로를 전날 확보한 덕이다. 해경 고명석 대변인은 “지난 주말 성과를 거의내지 못했던 것은 4층 선수 좌현과 5층 로비로 잠수사들이 들어가는 길을 만드느라 그랬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 다가가기 쉬웠던 선수 우현에서 좌현으로 가는 길을 그동안 카펫과 책상 의자 등이 막아 진입하지 못했다. 그러나 주말 내내 잠수사들이 집기를 피해 들어갈 수 있는 길을 확보해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유속은 소조기 때보다 확실히 빨라졌지만 날씨는 매우 쾌청하다. 정조시간을 잘 활용하면 소조기 때만큼 좋은 환경에서 수색을 펼칠 수 있다. 대조기가 끝나는 5월 2일까지 이런 날씨가 계속된다면 이후 7일부터 나흘간 다시 소조기가 찾아와 유속이 초속 1.3m 정도로 느려진다.
구조팀은 현재 집중적으로 수색을 펼치고 있는 4층 선수 좌현 격실과 5층 로비에 상당히 많은 승객이 모여 있었을 것으로 본다. 좌현 쪽으로 배가 기울어 승객들이 어쩔 수 없이 그쪽 격실에 몰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물이 차오르는 순간 급하게 5층 로비 쪽으로 뛰어 올라간 승객도 상당수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1차 수색을 완료하려면 4층 선체 중앙 좌현 쪽 격실들도 수색해야 한다. 고 대변인은 “이 쪽에 8인 객실이 모여 있는데 이곳을 현재까지 한 번도 진입하지 못했다”며 “해군을 중심으로 진입로 확보를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난관은 여전히 남아 있다. 각 격실이 모두 개방되지 않고 잠겨 있어 문이 열리지 않는 곳이 많다. 배가 기울어진 탓에 문을 밑에서 위로 열어야 하는데 쏟아진 집기가 문을 누르고 있는 격실도 다수다. 구조팀은 이런 곳에 진입하기 위해 소방장비까지 투입하고 있다. 잠수사들은 소방관들이 건물의 잠긴 문을 열 때 쓰는 ‘유압식 절단기’를 들고 작업 중이다.
정 총리와 대책본부는 오후 2시부터 선체 구조, 수색 잠수, 국제 구난 등 각계 전문가들과 회의를 갖고 다양한 수색 방법을 논의했다.
진도=국민일보 쿠키뉴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