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이럴수가…다이빙벨 이종인 “사업에 좋은 기회였다”

[세월호 침몰 참사] 이럴수가…다이빙벨 이종인 “사업에 좋은 기회였다”

기사승인 2014-05-02 08:33:00

[쿠키 사회] 잠수 시간을 크게 늘려줘 수색작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다이빙 벨’이 논란 끝에 결국 철수했다.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는 1일 사고 현장에서 다이빙 벨을 철수하며 “사업하는 사람으로서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수색작업은 맑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거북이걸음이었다. 강한 조류 때문에 시신은 4구를 수습하는 데 그쳤다. 오히려 물살에 휩쓸려 실종자가 유실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3시20분쯤 잠수부 3명을 실은 다이빙 벨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다이빙 벨을 통한 수색작업은 오전 5시17분까지 4층 선미 우현 부근에서 이뤄졌다. 다이빙 벨을 통해 선체에 접근한 잠수부들은 약 50분 동안 각종 케이블 제거 작업을 벌였다.

해경 최상환 차장은 팽목항에서 브리핑을 통해 “잠수사들이 다이빙 벨을 이용해 4차례 수심 23m까지 들어갔다. 2명이 수색에 참여해 각각 25분, 20분씩 수색했다”며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실종자 가족들에게 설명했다. 20시간 연속 잠수가 가능하다더니 2시간이 채 안 돼 끝났고 그중 실제 작업이 이뤄진 시간은 45분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다이빙 벨의 성공적 투입에도 실종자 가족들 사이에서의 논란은 커졌다. 실제 투입 때의 실효성은 물론 지난 주말부터 다이빙벨 투입 문제로 낭비한 수색시간, 민간 잠수사의 능력 등에 대한 의문제기가 이어졌다. 한 실종자 가족은 “다이빙 벨 때문에 선미 쪽 수색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해내기도 했다.

결국 다이빙 벨을 실은 바지선은 오전 10시55분쯤 철수를 결정하고 팽목항으로 돌아왔다. 이 대표와 함께 바지선을 탔던 한 실종자 가족은 “가족들을 갖고 논 거냐. 믿을 수가 없다”며 “(이종인 대표가) 할 마음도 없고 준비도 제대로 안 된 것 같다”고 했다. 이에 이 대표는 “기대를 저버려 죄송하다”며 “(실종자 가족들이) 날 사람으로 안 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일찍 철수했어야 한다는 말에 “정부도 보조해주고 사업하는 사람으로서 좋은 기회였다”고 말해 ‘돈벌이’ 때문에 작업을 방해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날 수색 작업은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구조팀은 선내에서 희생자 4명을 추가 수습했다. 이로써 사망자는 216명, 실종자는 86명이 됐다.

날씨는 화창했지만 수색작업은 난항이었다. 선미 수색은 다이빙 벨을 설치했다가 철수하는 통에 거의 진전되지 못했다. 지난달 말부터 집중됐던 4층 좌현 격실과 5층 로비 수색 역시 ‘대조기’의 강한 조류에 막혀 성과를 내기 어려웠다.

현재 구조팀은 승객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64개 격실 중 44곳에 대한 1차 수색을 완료했다. 남은 20곳은 3일까지 한 번씩 들여다볼 계획이다. 해경 고명석 대변인은 “1차 수색 이후에는 각종 장비를 이용해 미개방 격실 수색을 집중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수색 대상이 아닌 47개 격실에 대해서는 승객이 거의 없었을 것으로 판단, 가장 나중에 수색하기로 했다.

전날 사고해역에서 2㎞ 떨어진 곳에서 시신 1구가 발견되면서 시신 유실 우려는 더욱 커져가고 있다. 대책본부 박승기 대변인은 “해변과 인근 닻자망에서 세월호 구명벌 덮개 1개와 이불 1채 등 유류품 19점을 수거했다”며 “희생자 유실 방지 노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도=국민일보 쿠키뉴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
김현섭 기자
samu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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