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숏펀드는 가격이 오를 것 같은 종목을 롱(매수)하고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빌려 팔아 수익을 보전하는 방식이다. 롱으로 얻은 이익과 숏에서 나온 손해액의 차액만큼 이익이 난다. 일반 펀드보다 안정성이 높아 최근 투자자들의 가입도 급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롱숏펀드 설정액은 2012년 말 2000억원 수준에서 현재 2조5600억원 수준으로 뛰었다.
문제는 롱숏펀드의 숏 거래가 주가지수의 상승을 막는다는 점이다. 롱숏펀드 투자자들에게는 손실을 최소화해주는 방어 장치지만 매도 주문인 탓에 전체 주식시장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실제 최근 들어 롱숏펀드를 통한 매도 물량은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다. 이는 대차거래 잔고에서 엿볼 수 있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시장 대차거래 잔고는 2012년 1월 26조2075억원에서 지난해 1월 37조2654억원으로 지난 9일에는 45조1269억원으로 뛰었다. 대차거래 잔고는 투자자들이 증권사 등으로부터 주식을 빌리고 난 뒤 갚지 않은 잔액을 말한다. 숏거래도 주가가 하락할 것 같은 주식을 빌려서 미리 팔고 이후 가격이 실제로 내려가면 되사서 갚는 방식을 쓴다. 이에 숏거래가 늘어나면 대차잔고도 자연스럽게 증가하게 된다.
롱숏펀드를 통한 기관투자자의 매도 주문은 주가 상승에도 악영향을 줬다. 기관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 3월 27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총 22거래일 중 단 5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매도주문을 냈다. 이 기간 순 매도액은 무려 2조2039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가 단 1거래일만 주식을 팔며 주식을 사들였지만 코스피지수는 2010선을 결국 넘지 못하고 1970선으로 밀렸다.
다만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훌쩍 넘는다면 롱숏펀드와 관계없이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LIG투자증권 염동찬 연구원은 “올 들어 대차잔고가 사상 최대치로 증가했고 이 물량은 대부분 코스피 1960~2000선 사이에서 형성됐었다”며 “하지만 코스피가 2000선을 넘어설 때 빌려온 주식을 돌려주려는 ‘숏 커버’가 발생하면서 주가지수 상승을 부추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