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제왕이 돌아왔다” JYJ, 왕좌의 재탈환이 아닌 귀환인 까닭

“아이돌 제왕이 돌아왔다” JYJ, 왕좌의 재탈환이 아닌 귀환인 까닭

기사승인 2014-09-22 08:37:55

아이돌 그룹 JYJ가 정규 2집앨범 ‘저스트 어스(Just Us)’를 출시하고 아시아투어 콘서트 ‘왕의 귀환(Return Of the King)’을 지난 20일 중국 상하이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에서 개최했습니다.

이들은 지난 19일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식 공연에 참석한 뒤 다음날 오전 비행기로 상하이에 도착해 당일 공연이라는 바쁜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멤버 김준수는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데, 오랫동안 방송에 출연하지 않았음에도 이렇게 바쁘게 활동할 수 있다니 고마울 뿐”이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아이돌 그룹 JYJ에게 ‘왕의 귀환’이라는 공연 타이틀은 의미가 깊습니다. 동방신기로서 한 번 아이돌 왕국의 왕좌에 앉았던 멤버 김준수, 박유천, 김재중이 동방신기를 나와 JYJ로 활동한 지 5년. 아이돌 왕국에서 반역을 일으킨 죄로, JYJ는 국내 지상파 방송에 가수로서 사실상 출연이 정지된 채 긴 세월을 보냈습니다.

이들의 방송 출연정지를 따지자면 우여곡절도 이런 우여곡절이 없습니다. 5년간 지상파 방송 가요 무대 출연은 단 2회에 그쳤습니다. 2010년 K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성균관 스캔들’ OST로 출연했지만 멤버 박유천이 성균관 스캔들의 주연으로 출연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식 공연은 홍보대사로 2년간 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출연이 번복돼 마음고생을 톡톡히 했죠. 단 2회의 방송 출연이 JYJ에게는 그렇게 어렵더랍니다. 한 때는 채널을 가릴 것 없이 그들을 부르지 못해 안달이었음에도 불구하고요.

20일 공연 사전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우여곡적을 생각하면 의외였습니다. 바쁜 일정을 보고 “과거로 돌아간 줄 알았다”고 말하는 김준수, 아시안게임 개막식 출연번복을 언급하며 “열심히 일했는데 막상 큰 행사에서 빠지니 서운하기는 하더라”라고 너털웃음을 터트리는 김재중이 그랬습니다. 심지어 김준수는 “이제는 출연 번복이 하도 비일비재해 괜찮다”며 “오히려 일정이 너무 깔끔하게 끝나면 이상할 지경”이라고 말하기도 했죠.

이날 이들은 JYJ 앨범 수록곡 등 23곡을 선사했습니다. 솔로 앨범을 출시했던 김준수·김재중은 솔로곡도 불렀습니다. 상하이 관객들의 반응은 열광적이었습니다. 앉아서 봐야 하는 플로어 객석 관객들까지도 모조리 의자에 올라가 공연을 보는 터에 중국 공안이 긴장했을 지경이었죠. 무대는 의외로 편안했습니다. 왕의 귀환이라는 타이틀에서 어렵고 난해한 퍼포먼스를 기대했지만 시종일관 웃으며 공연을 진행하는 세 사람의 모습은 왕 보다는 ‘그저 우리일 뿐’(Just Us)이라는 앨범 타이틀에 훨씬 가까워 보였죠.

김재중은 “예전 동방신기에서는 ‘무엇을 더 보여줄까’ ‘내가 뭘 더 해야하지’ 라는 고민에 시달렸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했습니다. 한때 왕으로 군림했던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그저 인간 JYJ를 보여줬다는 것이죠.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 왕좌에서 내려와 묵묵히 자신들의 길을 걸은 JYJ의 공연은 1만1000석이 모두 매진됐습니다. 과정보다는 결과로 말하는, 진정한 왕인 셈입니다.

중국(상하이)=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이은지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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