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돈 ‘3조7000억원’, 초대형 도박 사이트 적발…경찰 “역대 최대급”

판돈 ‘3조7000억원’, 초대형 도박 사이트 적발…경찰 “역대 최대급”

기사승인 2014-09-24 13:49:55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국민일보DB

조 단위 판돈의 초대형 도박 사이트을 운영한 일당이 적발됐다.

경찰청 사이버범죄대응과는 캄보디아에 근거지를 두고 약 5년 간 대규모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도박개장) 등으로 노모(34)씨 등 9명을 구속하고 최모(57)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캄보디아에서 잠적한 주범 이모(52)씨에 대해서는 인터폴과 공조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7년 11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해외에서 인터넷 실시간 화상 카지노와 경륜, 경마, 스포츠 토토 등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했다. 조사 결과 이들이 모집한 회원은 7만5000여명, 판돈은 무려 3조7600억원에 이른다. 수수료로만 4700억원을 챙겼다.

이들 조직은 2009년 9월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에이스스타’라는 대부업체를 위장한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에 8층짜리 빌딩 2개와 빌라 1채를 임대해 사무실로 활용하며 본격적인 인터넷 도박 사업을 벌였다.

이들은 사이트 적발을 피하기 위해 중국과 일본 등 해외 5개국에 400여대의 서버를 분산해 관리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은 이들이 자체적으로 구축한 시스템으로 전문 보안업체 수준의 관리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확보한 인터넷 도메인만 2만5000여개, 판돈 입·출금을 위한 차명계좌는 1000여개에 달한다.

정부가 이들이 연 도박 사이트 접속을 막으면 다른 도메인으로 홈페이지 주소를 바꾸고 회원들에게는 변경된 주소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통보하는 식으로 인터넷 도박장을 관리했다.

경찰 관계자는 “도박장 유지를 위해 확보한 도메인 관리 비용만 연간 5억원이 들 정도로 이들이 운영한 도박장은 최대급이었다”고 말했다.

주범 이씨가 80여명을 고용해 사이트를 운영했다. 이들은 개발팀, 웹팀, 시스템운영팀, 스튜디오팀 등 웬만한 기업 못지 않은 분업 체계를 구축했다.

이들은 서로 ‘김 과장’ ‘이 대리’ 등의 호칭만 쓰고 실명은 사용하지 않았다. 호칭에서는 해당 직원의 실제 성이 쓰이지 않았다. 일례로 시스템운영팀 박모(37·구속)씨는 ‘안 대리’, 웹팀 이모(31·구속)씨는 '마 주임'으로 불렸다.

경찰은 이들이 운영한 사이트에서 총 10억원 이상의 판돈을 낸 장모(34)씨 등 82명을 도박 혐의로 입건했다. 휴대전화 판매업자인 장씨는 총 107억원을 베팅했고 돈을 잃고 따기를 반복하다 결국 1억4000만원을 날린 것으로 드러났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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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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