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첫 에볼라 감염 환자인 라이베리아 출신 토머스 에릭 던컨(42)이 텍사스주 댈러스 텍사스건강병원(사진)에서 사망했다고 CNN 방송이 8일(현지시간) 전했다.

병원 측은 “에볼라와 용감하게 싸우던 던컨이 이날 오전 7시 51분 숨졌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에 입원한 던컨은 30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로부터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에볼라 창궐 지역인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이송을 돕다가 감염된 던컨은 자신이 감염된 사실을 모른 채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를 출발해 벨기에, 워싱턴DC 등 3개 대륙 4개 도시를 거쳐 지난달 20일 댈러스 포트워스 공항에 도착했다.

던컨은 엿새간 별다른 증상 없이 주위 사람과 접촉해 오다 지난달 26일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을 찾아 서아프리카에서 왔다며 에볼라 증상을 호소했다. 그러나 의료진의 오진으로 항생제만 처방받고 귀가했다.

그는 이틀 후 증세가 악화해 응급차를 타고 이 병원에 입원했다.

입원 초기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던 던컨은 4일부터 미국 키메렉스 제약사가 만든 ‘브린시도포비르’라는 경구용 실험 약물을 투여받았다.

의료 당국은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에 감염된 미국인 환자를 치료할 때 사용한 ‘지맵’이 동이 나면서 이 같은 조치를 취하게 됐다. 이 약물은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일종인 사이토메갈로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에볼라 바이러스에도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던컨은 7일 신장 투석 후 간 기능이 호전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결국 세상을 떠났다.

던컨과 접촉한 이들 중 추가 감염자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