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51·사진) 감독이 10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을 앞두고 “잠실 오면 아무래도 편하다”라고 말했다. 1, 2차전과 3, 4차전이 각각 대구와 목동에서 열린 한국시리즈는 5차전부터는 잠실에서 열린다.
류 감독은 “잠실 같은 곳에서 해야 야구할 맛나지 않느냐”며 “관중 규모부터 다르다보니 선수들도 더 집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까진 어느 감독이나 댈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류 감독에겐 그만이 가질 수 있는 두 가지 이유가 더 있다.
류 감독은 “혹시 여기서 1호 홈런 치셔서 편하게 느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것도 있지”라며 웃었다.
대구 연고인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인 류 감독은 잠실구장과도 의미 있는 인연을 가지고 있다. 잠실구장에서 1호 홈런을 친 선수가 바로 류 감독이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경북고 시절인 1982년 7월 17일 잠실구장 개장 기념 우수고교초청대회에 출전, 부산고와의 결승전에서 6회말 당시 부산고 투수 김종석을 상대로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알루미늄 배트였긴 하지만 처음으로 잠실구장 담장을 넘긴 새 역사의 주인공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올해까지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삼성은 이 구장을 홈으로 쓰는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 다음으로 잠실이 익숙할 수밖에 없다. 이맘때쯤 자주 왔기 때문이다.
삼성은 2011년(4승 1패 승) 한국시리즈 5차전, 2012년(4승 2패) 5·6차전, 2013년(4승 3패) 3·4·5차전을 잠실에서 치렀다. 6경기 5승 1패로 성적도 매우 높다.
류 감독은 “아무래도 우리가 이 때쯤 여기서 자주 했으니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기가 없었던) 어제 선수들에게 후회없는 경기를 하자고 말했다”면서 필승을 다짐했다. 삼성과 넥센은 4차전까지 2승 2패로 맞서고 있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