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원춘 현장서 직선거리 1㎞…팔달산 토막 시신, 장기밀매 가능성은?

오원춘 현장서 직선거리 1㎞…팔달산 토막 시신, 장기밀매 가능성은?

기사승인 2014-12-06 01:36:55
4일 오후 경기 수원 팔달산에서 발견된 토막 시신과 ‘장기 밀매’의 연관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발견 당시 시신에 장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은 가능성이 극히 낮다며 선을 긋고 있다.

밀매용으로 장기를 적출하려면 수술을 해야 하는데 이 시신에는 그런 흔적이 없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육안으로 살펴본 결과 인체 상반신으로 추정되는 시신 표면에 별다른 수술자국은 찾지 못했다”며 “정확한 것은 부검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일단은 장기적출의 흔적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신이 인적 많은 등산로에서 발견됐다는 점도 장기밀매와는 상관없을 것이라는 추정의 근거가 된다.

장기밀매는 개인이 아닌 조직에 의해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문적인 밀매단이 시신을 유기하면서 도심 등산로에 급하게 갖다버리듯 유기했다는 건 납득이 안 된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토막 과정에서 장기가 중력에 의해 자연스럽게 이탈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으로서는 누군가 의도적으로 시신에서 장기를 적출했다는 근거는 찾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경찰의 설명에도 간, 심장 등 대형장기가 하나도 발견되지 않은 점은 의문이다.

시신에서는 종류를 알 수 없는 장기 한 점만이 발견됐을 뿐이다. 통상 우발적인 살인이었다면 불안감에 서둘러 유기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장시간 보관하면서 장기만 따로 떼어내 처리할 개연성은 그만큼 낮다.

시신이 담겨 있던 비닐 봉지가 말끔한 상태였던 점 등으로 미뤄 동물이 장기를 훼손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정밀부검 결과를 보기 전까진 장기가 어떻게 이탈됐는지를 추정할 수는 없어 다방면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장기밀매 가능성이 거론되며 불안감이 퍼지는 것은 2년전 수원에서 발생한 ‘오원춘 살인사건 트라우마’일 수 있다.

당시 1심 재판과정에서는 오원춘이 장기밀매를 전문적으로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뚜렷한 검증없이 ‘가능성’ 선으로만 끝났다.

또 토막 시신이 발견된 곳이 오원춘 사건 발생지역과 직선거리로 불과 1㎞정도 거리인데다, 지난해 7월 용인 모텔 엽기살인사건, 2005∼2008년 강호순 연쇄살인사건 등 경기남부지역에 엽기적인 살인사건이 잇따르면서 주민들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김현섭 기자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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