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과류 서비스’ 불만을 이유로 항공기의 방향을 돌리고 승무원을 내리게 한 조현아(사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난해 ‘라면 상무’ 사건 때는 승무원의 수치심 등을 거론하며 안타깝다고 했던 사실이 회자되고 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조 부사장은 지난해 4월 26일 “(승무원 폭행) 사건이 알려져 사회 계몽 효과가 났다”는 글을 대한항공 사내 게시판에 올렸다.
여기서 조 부사장은 “승무원 폭행사건 현장에 있었던 승무원이 겪었을 당혹감과 수치심이 얼마나 컸을 지 안타깝다”며 “기내 폭행은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는 사회적 계몽 효과를 보았다”는 글을 올렸다.
이 때는 포스코에너지 상무인 왕모씨가 인천 출발 미국 로스엔젤레스행 항공기 비지니스 석에서 “라면이 설익었다” “너무 짜다”는 등의 이유로 기내 승무원을 폭행한 사건이 알려지고 며칠이 지난 시점이다. 당시 포스코에너지는 왕씨를 보직해임했다.
조 부사장은 “(이번 기내 승무원 폭행사건을 통해) 승무원들의 업무에 대한 사회적인 이해와 위로를 받았다”면서 “승무원의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법규 조항도 이 기회를 통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항공기의 안전이나 운항을 저해하는 행위가 발생해도 규정과 절차에 따라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우리의 노력은 정당하게 인정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조 부사장은 자신이 안타깝다고 한 타인의 행위를 스스로 재연한 셈이 됐다. 국토부는 조 부사장의 행위에 대해 항공보안법, 항공법 저촉 여부를 검토 중이다.
조 부사장은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인천으로 가는 KE086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향하던 중 승무원이 매뉴얼대로 서비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책임자인 사무장을 내리게 해 월권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