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현아(사진) 부사장의 ‘갑질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분위기다. 국회의원들까지 발끈하고 나섰다. 사건 내용 자체도 충격적이지만 사측의 ‘조현아 비호용’ 사과문이 불난 집에 석유를 뿌려버렸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대변인은 9일 브리핑에서 “대한항공은 사과문을 냈지만 반성은 없이 승무원에게만 책임을 넘기는 갑(甲)질로 일관했다”며 “임원에게 서비스 점검의 의무가 있다는 말은 변명에 불과하며 재벌 오너의 심기를 거스른 것이 문제였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한항공이 이번 일로 승무원 교육을 철저히 교육해 서비스 질을 높이겠다고 한 것에 대해 “교육을 강화해야 할 대상은 재벌 오너지 애꿎은 승무원이 아니다”라며 “국토부는 철저히 진상을 조사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개호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수퍼갑질’을 한 대한항공 사주 딸에 대한 응분의 조치를 요구한다. 철저한 법적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 다시는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 재발해서는 안 된다”며 “항공보안법 위반 여부 철저히 조사해서 조치해야 하고 승무원 인권 훼손한 일에 대해서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여부를 꼭 따져야 한다. 재벌 자녀의 도덕적 수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당국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국민 납득할만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협 의원은 “이 비행기는 내 것이고 모든 직원은 내 소유물이라고 착각하는 전근대적 천민자본주의 사고방식이 머리 속에 그대로 남아 있는 제왕적 경영인의 모습”라며 “이것이 지금 2014년 대한민국 권력이자 자본의 모습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조 부사장은 지난 5일 뉴욕에서 대한항공 여객기가 이륙하기 전 승무원의 견과류(마카다미아너트) 서비스 방식이 매뉴얼과 다르다고 질책하며 항공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한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