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출석한 정윤회 “불장난에 춤춘 사람 다 드러날 것”

檢 출석한 정윤회 “불장난에 춤춘 사람 다 드러날 것”

기사승인 2014-12-10 10:09:40
현 정권의 비선실세로 거론되고 있는 정윤회(59)씨가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10일 오전 9시 48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정씨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문건을 근거로 국정개입 의혹을 제기한 세계일보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고소인 신분이며, 동시에 새정치민주연합이 국정농단 의혹을 제기하며 고발한 사건의 피고발인 신분이기도 하다.

정씨는 “국정개입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며 “불장난에 춤춘 사람 다 드러날 것”이라고 말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정씨가 이번 정권 출범 후 취재진 앞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개입 등의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부인했고 ‘박근혜 대통령과 통화한 적이 있느냐’라는 질문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없습니다”라고 짧게 대답했다.

세계일보는 지난달 28일 ‘靑 비서실장 교체설 등 관련 VIP측근(정윤회) 동향’이라는 입수 문건을 인용해 청와대 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비서관 등이 정씨와 지난해 10월부터 정기적으로 만나 김기춘 비서실장 교체를 논의하는 등 ‘국정 농단’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의 보도를 했다.

검찰은 문건 작성자인 전 청와대 행정관 박관천 경정과 제보자인 박동열 전 대전지방국세청장 등을 불러 조사하고 회동 장소로 알려진 식당 등을 압수수색해 ‘비밀회동’은 없었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날 정씨에 대한 조사는 고소인에게 사실 관계를 최종 확인하는 절차에 무게를 두고 있어 검찰의 사건 수사는 사실상 문건 유출과 피고소인인 세계일보 조사만 남게 됐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주께 기사를 작성한 세계일보 기자들을 불러 문건을 입수한 경위와 취재 과정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문건 내용의 사실 관계는 윤곽이 드러난만큼 세계일보 측에 대한 조사는 문건을 어떤 경로로 입수했는지와 그 내용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에 대해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문건 내용과 별도로 실제 다른 장소에서 회합이 있었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정씨와 이재만 비서관 등 청와대 핵심 참모들의 휴대전화 기지국 위치 등을 최종 확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내주 초 이재만 비서관 등 청와대 핵심 3인 중 일부를 불러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기지국 위치 추적 등을 통해 다른 장소에서라도 일부 회합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 국정개입 의혹 수사는 새 국면을 맞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편 정씨 측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야당이 제기한 국정개입 의혹과 관련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고발 내용을 분석해 무고죄로 고소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청와대 문건 진위·유출 사건을 먼저 마무리한 뒤 새정치민주연합이 고발한 사건을 수사할 방침이다.

김현섭 기자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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