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전 카카오 공동대표)가 10일 경찰에 소환된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이 대표는 현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날 저녁 대전 서구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 대표는 다음과 합병하기 전 카카오에서 대표로 있을 당시 자사에서 개발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카카오그룹’을 통해 유포된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에 대해 사전에 전송을 막거나 삭제할 수 있는 조처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17조에 따르면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는 자신이 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서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발견하기 위한 적절한 조처를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아동이나 청소년이 등장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음란물 유포와 관련해 경찰이 온라인 서비스 대표에게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입건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카카오그룹’을 통해 아동 음란물을 공유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전모(20)씨가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전씨는 지난 6월부터 약 2개월 동안 ‘카카오그룹’에 모임 방 여러 개를 만들어 놓고 이곳을 찾은 회원과 함께 미성년자 음란물을 퍼트린 혐의를 받고 있다. 전씨가 개설한 그룹에 회원으로 등록된 이는 수천 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대부분 초·중·고교에 다니는 학생인 것으로 파악됐다. 미성년자인 회원들이 직접 제작한 음란물도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기관 관계자는 “아동·청소년 등장 음란물 유포행위가 심각한 수준이었던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동이나 청소년이 등장하는 음란물로 인식되는 자료를 기술적으로 걸러낼 수 있는 조처는 없었던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씨처럼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공유 모임 방을 만든 이들 가운데 초등학생을 포함한 10대 15명은 상담과 치료를 받는 조건으로 입건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대표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서 이른 시일 안에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방침이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