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이 ‘7성급 호텔’까지 날리게 생겨…조현아 여파로 대한항공 숙원사업도 위기

‘땅콩’이 ‘7성급 호텔’까지 날리게 생겨…조현아 여파로 대한항공 숙원사업도 위기

기사승인 2014-12-10 12:48:55
국민일보DB

‘땅콩’이 ‘7성급 호텔’까지 날리게 생겼다. 대한항공의 숙원사업인 경복궁 옆 7성급 특급호텔 건립사업이 조현아 부사장의 일명 ‘땅콩 리턴’ 사건으로 제대로 된 암초에 부딪혔다.

이는 서울 종로구 송현동 옛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 부지(사진) 3만7000㎡에 7성급 특급호텔을 포함해 한옥 영빈관, 갤러리 등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조 부사장의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접 협조를 요청할 정도로 대한항공의 염원 사업이다. 대한항공은 2008년에 부지 매입에만 약 2900억원을 투입했다.

정부는 ‘재벌 특혜’ 시비 논란 속에서도 관련 법 개정까지 추진해 대한항공을 지원했다. 하지만 조 부사장의 ‘슈퍼 갑질’에 대중의 공분이 극에 달하면서 정부도 대한항공을 도와줄 명분을 잃어버리게 됐다. 더구나 이 호텔 신축 프로젝트의 총괄이 조 부사장이다.

그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대한항공 보직에서 사퇴했다. 그러나 그랜드하얏트호텔 등을 운영하는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 자리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대한항공 경복궁 옆 호텔의 걸림돌은 학교반경 200m 내에는 관광호텔을 신·증축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 현행 관광진흥법이고, 프로젝트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학교 주변에도 관광호텔을 세울 수 있게 하는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 개정안의 핵심은 가라오케 등 청소년 유해시설이 없는 관광호텔은 설립 허가를 받을 때 학교정화위원회 심의를 받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관광진흥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처리를 요구했지만 야당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의 시민단체는 “교육환경을 지키는 최소한의 보호막마저 없어져서는 안 된다”면서 반대하고 있다.

송현동 호텔 건립 예정지는 풍문여고, 덕성여중·고 등 3개 학교와 인접해 있다.

대한항공은 2010년 3월 종로구에 특급호텔을 비롯한 다목적 공연장, 갤러리 등의 복합문화공간 조성 계획을 신청했으나 중부교육청은 학습권 침해를 이유로 불허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행정소송을 냈지만 결국 패소했다.

김현섭 기자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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