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뺨치는 롯데마트의 ‘갑질’…납품업체에 “시식행사비 16억원 내라”

조현아 뺨치는 롯데마트의 ‘갑질’…납품업체에 “시식행사비 16억원 내라”

기사승인 2014-12-15 13:08:55
국민일보DB

롯데마트가 제품 홍보를 목적으로 한 시식행사 비용으로 납품업체가 부담하도록 하는 ‘갑질’을 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납품업체에 판매촉진행사 비용을 부당하게 전가한(대규모유통업법 위반) 롯데마트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3억8900만원을 부과하기로 잠정 결정했다고 15일 밝혔다. 공정위는 조만간 전원회의를 열어 롯데마트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추가 제재와 확정 과징금을 결정할 계획이다.

대형마트에서 시식행사 비용을 납품업체가 ‘울며 겨자먹기’로 부담하는 일은 그동안 암암리에 있어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정위가 적발해 제재에 들어간 것은 처음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창고형 할인매장 ‘VIC마켓’ 4개 점포에서 대행업체를 통해 149개 납품업체의 식품 시식행사 1456회를 열었다. 이 때 들어간 비용 16억500만원은 고스란히 납품업체가 전액 부담했다.

공정위는 롯데마트가 점포 매출을 늘리고 상품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직접 계획을 짜고 대행업체를 섭외해 행사를 진행해놓고서는 시식상품과 조리기구·일회용품, 시식행사 진행인력 급여 등 행사 비용 전액을 미리 약정하지 않은 납품업체에 떠넘겼다고 밝혔다.

대규모유통업법에서는 대형유통업체가 시식 등 판촉행사를 할 때 판촉비용 분담비율·금액 등을 납품업체와 사전에 약정하지 않고 그 비용을 부담시켜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시식 행사는 다른 대형유통업체와의 경쟁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매장 내에서 업체들끼리 경쟁이 붙어 이뤄지는 것이어서 우리 이익을 위해 떠넘겼다고 하기 어렵다”며 “또 협력업체로부터 납품을 받을 때 전체적으로 약정서를 체결하고 있으며, 시식 행사 비용까지 일일이 산출하는 게 불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롯데마트 이외에 다른 대형유통업체도 시식을 포함한 판촉행사 비용을 납품업체에 넘긴 사례가 없는지 조사해 내년 1월쯤 추가로 발표할 계획이다.

한편 납품업체에 매출액과 마진율(판매수수료율) 등 경영정보를 부당하게 요구한 이마트와 현대백화점은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으로 시정명령과 각 2억9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 역시 대규모유통업법에서 금지하는 행위이다.

대형유통업체가 납품업체에 경영정보를 요구하는 경우 경쟁업체보다 유리한 상품 공급조건이나 판촉행사를 강요하는 등 불공정행위로 이어질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김현섭 기자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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