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노동조합이 16일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노조로서 ‘견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느낀다는 것이다.
대한항공 노조는 이날 오후 발표한 사과문에서 “회사의 행동을 견제하고 직원복지와 근무환경을 개선해야 하는 노조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지 못했음을 깊이 반성한다”며 “노조도 무한한 책임감과 뼈를 깎는 각오로 회사를 환골탈태시키는데 앞장설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번 사건 해결 과정에서 회사가 보인 적절치 못한 대응에 대해서는 강력히 항의했고 조속한 개선을 촉구했다”며 “현장직원의 말에 귀 기울이고 회사의 부당한 지시에는 더욱 과감히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향후 사측의 보복성 불이익이 우려되고 있는 이번 사건과 관계된 직원들에 대해 “처우에도 문제가 없도록 신변보호를 확실히 책임지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지금의 문제는 회사 내부의 경직되고 폐쇄적인 조직문화, 책임만 크고 권한은 없는 업무 분담과 소통 불감증 때문”이라며 “회사는 직원과 국민, 고객들의 애정이 어린 충고를 겸허히 받아들여 조직을 정비하고 기업문화를 쇄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대한항공은 2만여 직원의 일터이며 6만여 가족이 삶을 기댄 터전”이라며 “국민이 너그러운 마음으로 관용을 베풀어 주시길 바란다”며 사과문을 마무리했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