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가 아니라 ‘구토부’”…박창진 사무장 조사 때 ‘임원 동석’ 시인

“국토부가 아니라 ‘구토부’”…박창진 사무장 조사 때 ‘임원 동석’ 시인

기사승인 2014-12-16 23:22:55
국민일보DB

대한항공 조현아(사진) 전 부사장의 ‘땅콩 리턴’ 사건을 조사한 국토교통부(국토부)가 16일 박창진 사무장 조사 당시 회사 임원을 동석시켰다는 의혹을 부인하며 발뺌했다가 뒤늦게 시인했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토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참여연대가 제기한 임원 동석 의혹에 대해 “조사상황을 녹음한 것을 들어보니 임원이 19분 정도 같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처음에 인사도 하고 하느라 같이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인사를 19분 간 했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된다. 애초부터 조 전 부사장 ‘봐주기’를 의도하고 있었음이 강하게 의심되는 대목이다.

국토부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지난 8일 박 사무장 조사 당시 회사 임원이 동석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임원이 같이 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조사는 따로 진행했다”고 부인했다. 결국 국토부는 ‘대국민 기만’을 한 셈이다.

참여연대는 박 사무장으로부터 확인한 결과 그가 8일 국토부에서 조사받을 때 객실 담당 여 상무가 상당 시간 배석했다고 밝혔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의 설명에 따르면 박 사무장과 여승무원 2명, 기장 등 4명은 회사에 모여 임원들과 함께 국토부로 출석했다. 사무장 등과 동행한 임원은 객실 담당 여 상무와 조종사 담당 A 전무, 승무원 담당 B 전무 등 4명이다. 이들 8명은 국토부 조사단과 한 방에 있다가 나중에는 박 사무장만 여 상무와 함께 남아 조사받았다.

안 처장은 박 사무장이 한참 동안 여 상무와 동석한 상태에서 조사받았으며 그가 나중에야 국토부 측의 요구로 밖으로 나갔다고 전했다. 조사실은 방음도 제대로 되지 않는 곳이었다고 안 처장은 덧붙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사무장을 조사할 때 객실 담당 임원이 동석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시인했다.

안 처장은 “사무장이 편안하게 진실을 말할 기회를 주지도 않고 그가 허위진술했다고 발표한 것도 적반하장”이라면서 “처음부터 대한항공을 봐주려고 한 정황이 알려지면 문제가 커질 테니 숨기려고 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날 국토부의 ‘임원 동석’ 소식이 알려진 후 인터넷에는 “구역질 난다. 국토부가 아니라 구토부” “이름을 대한항공 분점으로 바꿔라”라는 등 네티즌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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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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