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검찰에 소환된 조현아(사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한 조사는 18일 0시쯤이 돼서야 마무리됐다.
이후 조 전 부사장은 자신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2명의 도움을 받아 당직실에서 피의자 신문조서를 검토했다. 변호사들은 오전 1시20분 내려와 검찰청사를 떠났고, 조 전 부사장은 오전 2시15분쯤 당직실 문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조 전 부사장은 엘리베이터에서 당직실까지는 고개를 숙이지 않고 오다가 당직실 문에서부터 고개를 푹 숙이고 등장했다.
기다리던 취재진들은 조 전 부사장에게 ‘오늘 검찰조사서 폭행혐의 시인했느냐’ ‘허위진술 강요 보고 받았느냐’ ‘박 사무장이 방송에서 진정성없는 사과라고 했는데 무슨 말을 하려 했나’ ‘승무원을 밀친 게 사실인가’ ‘내리라고만 했지 항공기 돌리란 소린 안 했다던데 그럼 사무장이 어떻게 내릴 거라고 생각했나’ ‘국민 공분 산 부분에 대해 아무 할 말 없나’ ‘죄송하다고 하면서 왜 혐의는 인정 못 하나’ 등 30여개의 질문을 쏟아냈다.
하지만 조 부사장은 고개만 숙인 채 모든 질문에 철저히 침묵으로 일관했다.
뒤따르던 서창희 변호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사) 내용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고 한 그는 ‘(조사 받을 때) 분위기라도 말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어 ‘한 말씀만 부탁한다’고 재차 묻자 “한 말씀 드렸습니다”고 했고, ‘무슨 말을 했다는 거냐’고 되묻자 “드릴 말씀 없다고요”라고 대답했다.
변호사는 ‘구속할 사안이라는 것에 동의하는가’라는 질문에 “우리 입장도 이해해달라”고 말한 후 검찰청사를 떠났다.
검찰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이 혐의를 전부 인정하지 않았다. 좀 더 확인할 부분이 있다”며 “신병처리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