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사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땅콩 리턴’ 사건 조사에 있어 허술함과 불공정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국토부가 자체 감사에 착수했다. 국토부는 17일 이번 조사가 적절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감사관실의 자체감사에 들어갔다.
국토부는 사건 후 항공기에서 내린 박창진 사무장 등을 회사를 통해 부르고, 박 사무장 조사 당시 대한항공 여모 상무를 19분 간 동석시키는 등 애초부터 대한항공 ‘봐주기’를 의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사고 있다.
박 사무장은 조사 전 언론 인터뷰에서 회사 측이 ‘국토부의 조사 담당자들이 대한항공 출신이라 회사 측과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며 심리적으로 위축시켰다고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단에 참여한 6명 가운데 항공안전감독관 2명이 대한항공 출신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국토부는 문제 될 것이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서승환 장관도 16일 기자들과의 만찬 간담회 자리에서 조사단 구성에 대한 지적에 “(조사의) 공정성, 객관성은 전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 있게 단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사과정의 다른 문제점이 속속 나오고 있다.
박 사무장은 17일 추가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8일 국토부 조사 후 진술서를 다시 써달라는 요청을 ‘회사를 통해’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그는 회사 관계자들 앞에서 진술서를 10여차례 수정했으며 조 전 부사장과 관련된 부분을 거의 다 빼야 했다고 말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국토부가 처음부터 대한항공을 봐주려고 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