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땅콩 리턴’ 사건 수사를 받고 있는 조현아(사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해 업무상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18일 수사를 의뢰한다. 조 전 부사장이 1등석 항공권을 무상으로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경실련은 “조 전 부사장이 이용한 대한항공 A380 기종의 일등석은 뉴욕∼인천 편도 가격이 1300만원에 달한다”며 “조 전 부사장은 공무인 출장이 아니라 사적인 목적의 출국에도 이 항공권을 수차례 무상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일등석 항공권을 사적으로 무상 이용했다면 임원으로서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것이기 때문에 엄무상 배임이 될 수 있으며, 대가를 정당하게 지급하지 않고 사적으로 이득을 취해 업무상 횡령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서부지검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사의뢰서를 제출한다.
경실련은 만일 이 행위가 반복돼 조 전 부사장이 취한 재산상 이익이 5억원이 넘는다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가중 처벌받을 수도 있는 사안이며 무상 항공권은 소득세법상 기타 소득에 해당하므로 세금을 내지 않았다면 탈세에도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경실련은 이 밖에도 조 전 부사장이 속한 대한항공에 대해서도 항공권 사용 사실을 숨기려 공무상 해외출장경비로 처리하거나 이사회의 의결 같은 합법적인 절차를 빼먹지는 않았는지 등을 검찰에 수사 의뢰할 계획이다.
경실련은 “사회적 파장이 큰 이번 사안에 대해 명백한 사실관계 규명과 그에 따른 엄정한 수사와 처벌이 반드시 따라야 한다”며 “검찰은 기존에 고발된 내용과 더불어 이번에 수사 의뢰한 사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