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몸짱’ 소방관들이 달력 모델로 변신했다. 이들이 안전모와 방화복을 벗고 전문 모델을 머쓱케 하는 몸매 과시에 나선 이유는 어린이 화상 환자 치료비를 지원하기 위해서이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지난 5월 열린 ‘제2회 서울시 몸짱 소방관 선발대회’에 참가했던 현직 소방관 13명과 사진작가 김대형, 이정범씨가 재능기부를 통해 몸짱 소방관을 모델로 한 달력 1000부를 제작했다고 24일 밝혔다.
본부는 미국과 일본 등 외국에서 근육질의 소방관들이 직접 모델로 나선 달력이 인기를 끌었던 사례를 보고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참여한 소방관들은 휴일까지 반납하고 지난달부터 반포수난구조대 선착장에 모여 쌀쌀한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실력을 뽐냈다.
본부는 이날 오전 한강성심병원에서 달력 프로젝트를 통해 모인 기금 500만원을 신재빈(4)군에게 전달한다.
신군의 가족은 부모와 6남매가 기초생활수급비로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던 중 큰 누나가 튀김 요리를 해주려다가 식용유를 신군의 어깨, 팔, 허벅지에 쏟아 2도 화상을 입게 됐다. 현재 신군은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기금 전달식에는 권순경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이 산타 복장을 하고 참석해 기금과 선물을 전달한다. 올해의 영웅소방관으로 선정된 신재영 소방장도 13명의 소방관을 대표해 신군의 쾌유를 응원한다.
권 본부장은 “실의에 빠진 한 가족과 어린이가 크리스마스를 맞아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