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가방 속 시신’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 남동경찰서가 25일 살해 용의자를 공개 수배했다.
남동경찰서는 이날 브리핑에서 전모(71·여)씨를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형근(55)씨의 신원과 얼굴을 공개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동영상, 전씨 지인의 진술, 정씨 집에서 발견된 피묻은 바지 등 증거물을 종합해 정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증거물을 수거, 혈흔과 DNA 대조 등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사건 후 인천을 벗어났으며 휴대전화를 꺼놓은 상태이다. 경찰은 정씨에 대한 위치 추적에 어려움을 겪어 공개수사로 방침을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정씨의 모습이 담긴 CCTV 동영상을 다수 확보, 전씨가 장사하는 시장의 상인들로부터 CCTV 속 남성의 신원을 파악해 용의자로 특정하고 지난 24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부평구의 한 시장에서 채소를 파는 상인인 전씨는 지난 20일 오후 4시쯤 같은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딸에게 “잔칫집에 다녀오겠다”고 말하고 나선 뒤 귀가하지 않았다.
전씨는 이틀 뒤인 22일 오후 3시 7분께 남동구 간석동의 한 빌라 주차당 담벼락 밑 여행용 가방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씨의 시신에는 오른쪽 옆구리, 목 등 5군데를 흉기로 찔린 흔적이 있었고 머리는 둔기로 맞아 일부 함몰된 상태였다.
경찰은 전씨가 시장을 나섰던 지난 20일 정씨의 집에서 살해된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