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 심리학] “난 내 새끼 안 버려” 김세진의 진심, 그러나…

[이슈 인 심리학] “난 내 새끼 안 버려” 김세진의 진심, 그러나…

기사승인 2014-12-31 16:29:55
MBC 라디오스타 캡처

스포츠 분야에서 실시간 검색 1위에 오른 프로배구 김세진 감독의 발언을 기사를 통해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선수를 소중히 여기는) 진심이 담겨있는 말이지만 전달의 미숙함으로 인해 오해를 낳는 모습이다. 김 감독에게 도움이 되고자 ‘성향분석’을 써본다.

“내 욕심 차리자고 내 새끼를 버리지 않을 것”

“판이 장난도 아니고, 그럴거면 규정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시즌이 반이나 지났다. 그런데 이제 와서 트레이드 임대 계약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옳다 그르다의 문제라기보다는 현명하지 않다는 것이 내 생각”

한국전력과 현대캐피탈의 임대 트레이드에 대해 OK저축은행 김 감독이 자신의 생각을 말한 것이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김 감독의 말은 이해도 되고 진심도 느껴진다. 하지만 말이란 건 분위기가 있고 향기도 묻어나고 또 그 사람의 성격이 드러나게 된다. 그런 점에서 김 감독의 말에 대한 이해와 진심이 문제가 아니라 태도와 적절성이 듣는 사람에게 있어서 거부감을 줄 수 있기에 문제시 되는 것이다.

우선 심리학에서는 감정과 감성을 구분해서 이해한다. 감정은 1차적 느낌이고 감성은 2차적 느낌이다.

쉽게 말하면 꽃을 보고 ‘아름답다’라고 하면 1차적 느낌인 ‘감정’인 것이다. 하지만 ‘이 꽃을 누구에게 선물로 주고싶다’라고 하면 꽃이 아니라 ‘선물’이 됐고 ‘사랑’이 됐다. 이런 2차적 느낌을 ‘감성’이라고 한다. 더 쉽게 말하면 감정은 ‘직접적인 감정표현’이고 ‘감성’은 ‘간접적인 감정표현’인 것이다.

남자와 여자를 구별하는 것에도 이런 구분이 사용된다. 남자는 감정을, 여자는 감성을 잘 사용한다. 물론 개개인의 특성은 다르긴 하지만.

그러나 대부분이 이렇게 남자와 여자는 감정과 감성으로 나눌 수가 있다. 고속도로에서 화장실에 가고 싶은 아내는 남편에게 직접적으로 ‘화장실’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간접적으로 남편에게 “목 안말라? 휴게소 들어갈까?”처럼 돌려서 감성적으로 표현한다. 이 때 남자는 “목 안마른데?”라고 말하며 휴게소를 지나쳐 버린다. 이후 아내의 풀리지 않는 감정에 남편은 오히려 이해가 안 된다고 힘들어 하게 된다.

남자는 ‘감정적인 존재’이다. 이 남자들 중에서도 남자다운 스포츠 인들은 더더욱 그렇다. 김 감독이나 다른 감독들도 전부 선수 출신인 남자 중의 상남자들이다. 돌려서 말하거나 좀 더 부드럽게 말하는 것 자체를 어색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다 보니 스포츠계에서는 어렵게 쌓아 올린 관계가 말 한마디에 깨지고 팬들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다. 이번 김 감독의 논란이 된 말에서도 ‘내 새끼’와 ‘버린다’라는 표현은 감정적인 표현 중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김 감독 스스로에게는 최고의 진심이지만 이 말을 듣는 사람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

승부의 세계속에서 늘 긴장의 연속이다 보니 감성으로 소통하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승부보다 중요한 것은 관계이다. 그리고 팬과 가족이다. 자신들을 보러와 주고 응원해주는 팬과 가족에게 자신의 마음과 진심을 더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 것은 배구 기술하나 더 배우는 것보다 중요하다.

이재연 대신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 교수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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