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권남영 기자] 흡연이 사고, 언어, 정보처리, 기억 등 뇌의 고등기능을 담당하는 대뇌피질을 얇게 만든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에든버러 대학과 캐나다 맥길 대학 연구팀은 대뇌피질은 나이를 먹으면서 두께가 조금씩 얇아지지만 담배를 피우면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연구결과는 ‘분자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 최신호에 발표됐다.
현재 담배를 피우고 있거나 과거 피우다 끊었거나 전혀 피운 일이 없는 남성 224명과 여성 260명(전체 평균연령 73세)을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쳐 진행된 스코틀랜드 정신건강조사(Scottish Mental Survey)와 자기공명영상(MRI) 뇌조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연구를 주도한 에든버러 대학의 이언 디어리 박사가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담배를 피우고 있거나 전에 피우다 끊은 사람은 평생 담배를 입에 대지 않은 사람에 비해 대뇌피질의 상당히 많은 부분이 얇은 것으로 밝혀졌다. 담배를 피우다 끊은 사람은 담배를 끊은 기간에 따라 대뇌피질의 두께가 부분적으로 회복됐으나 회복속도는 매우 느리고 불완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담배를 많이 피웠던 사람은 담배를 끊은지 25년이 넘었는데도 대뇌피질의 두께가 여전히 얇았다. 그러나 담배를 끊은지 오래된 사람일 수록 끊은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에 비해 대뇌피질의 두께가 두꺼웠다.
디어리 박사는 “전체적인 결과는 흡연이 대뇌피질의 두께가 얇아지는 자연적인 속도를 재촉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뇌피질이 얇아지면 뇌의 인지기능 저하가 촉진된다고 맥길 대학의 정신과전문의 셰리프 카라마 박사는 밝혔다.
뇌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대뇌는 신경세포체로 구성된 겉 부분인 피질과 신경세포를 서로 연결하는 신경섬유망이 깔린 속 부분인 수질로 이루어져 있다. 피질은 회색을 띠고 있어 회색질, 수질은 하얀색을 띠고 있어 백질이라고 불린다.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