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민석 기자]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금품 제공 의혹 수사가 성 전 회장 핵심 측근들이 구속되면서 2라운드에 진입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성 전 회장의 최측근이자 의혹의 핵심 관계자인 박준호(49) 전 경남기업 상무와 수행비서 이용기(43)씨를 증거인멸 혐의로 주말과 휴일에 차례로 구속해 다음 단계로 나아갈 토대를 마련했다.
보도에 따르면 수사팀은 애초 성 전 회장의 '복심'으로 통하는 두 사람을 사망한 공여자 대신 금품 로비 정황을 구체적으로 풀어놓아 줄 적임자로 지목한 터였다. 공여자 진술 없이 의혹이 제기된 시점으로 역추적해야 하는 이번 수사의 속성상 다른 어느 정치자금 사건보다 '물증'이 중요했다. '비밀 장부' 같은 물증 확보에 총력전을 펴는 것도 이런 이유라는 것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이제 두 사람의 진술 태도도 중요한 수사 보안이다. 그들이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 밖에 있는 사람들이 잘 몰라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구속된 두 사람과 성 전 회장의 다른 측근들 사이에 심리적 장막을 쳐 어느 한쪽으로부터 수사에 유리한 진술을 끌어내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른바 '죄수의 딜레마' 전략이다.
성완종 리스트 수사의 한 갈래인 증거인멸 수사가 확전 일로를 걸을 가능성도 있다. 수사팀은 박 전 상무 등을 조사하면서 경남기업 내 증거인멸이 상당히 광범위하게, 조직적으로 이뤄진 정황을 포착했다.
수사팀이 27일 경남기업 홍보 실무를 책임진 정모 부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부른 것도 증거인멸의 가담 규모나 빼돌려진 물증의 범위를 가늠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다 피의자로 전환될 수도 있다.
검찰은 당분간 박 전 상무와 이씨를 연결고리로 물증·진술을 확보하는 작업을 지속하면서 '리스트 8인'의 주변인물을 소환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팀 관계자는 ""현재 기초자료 분석을 마치고 심층적으로 하나하나 조각을 맞춰나가는 한편 관련자들을 계속 소환해 구체적인 복원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상무와 여전히 비밀장부의 존재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