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서 여자 ‘몰카’ 찍던 20대男, 옆에 그날 비번 ‘여경’ 있었다

지하철서 여자 ‘몰카’ 찍던 20대男, 옆에 그날 비번 ‘여경’ 있었다

기사승인 2015-05-08 14:16:55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지난 7일 서울대공원역에서 과천역으로 향하던 오이도행 4호선 지하철. 서울 관악경찰서 낙성대지구대 소속 권수경(35) 경사가 타고 있었다.

권 경사는 어버이날을 앞둔 이날 비번을 내고 부모님을 찾아뵙고 저녁상을 차려드리기 위해 경기 안산시로 향하는 길이었다.

더워서 숨을 고르던 권 경사에게 이상한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자신의 왼편에 서 있던 남성이 자신의 휴대전화와 오른편의 여성을 번갈아 보며 웃고 있었던 것이다.

슬쩍 휴대전화 화면을 쳐다 보니 짧은 치마를 입고 있는 여성의 허리부터 하반신 뒷모습이 보였다. 현직 경찰 특유의 소위 ‘촉’이 온 권 경사는 곧바로 남성에게 다가가 신분증을 꺼내 소속을 밝히고 여자 사진을 찍은 적이 있냐고 캐물었다.

남성은 발뺌하며 휴대전화를 숨기더니, 이내 저장된 사진을 지우려고 했다.

권 경사가 우격다짐끝에 빼앗아 휴대전화 사진첩을 보니 피해여성 말고 다른 여성들의 ‘몰카’ 사진이 50여장이나 더 있었다.

권 경사는 미란다 원칙을 알리고 피의자, 피해자와 다음역인 과천에서 바로 내려 112에 신고했다. 경기 과천서에 신병이 인계된 남성은 성폭력범죄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으로 체포됐다.

권 경사는 “사복 차림에 수갑과 보호장비도 없이 현행범을 만나니 다소 당황스러웠지만, 그냥 놔두면 성추행이나 성폭행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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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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