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 있는 무제한이랍니다”… 생색 논란에 KT “대다수 고객 보호 위한 정책”

“제한 있는 무제한이랍니다”… 생색 논란에 KT “대다수 고객 보호 위한 정책”

기사승인 2015-05-09 05:00:55

[쿠키뉴스=김민석 기자] KT가 업계 최초로 3만원(부가세포함)대부터 모든 요금 구간에서 음성 통화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출시해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KT올레 홈페이지 요금제 안내에서 ‘무제한 제공을 제한할 수 있는 4가지 사항’이 언급돼 있어 ‘제한 있는 무제한’ 논란이 일고 있다.

데이터 선택 요금제가 도입된 8일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 ‘KT 무제한 요금제 제한 사항 4가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 눈길을 끌었다. 해당 요금제를 선택한 이용자가 제한 사항에 해당될 시 정상요금을 부과 받거나 월정액 기준 유사 요금제로 변경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KT올레 홈페이지에서 ‘음성 제공 안내’에는 실제로 무제한의 범위가 ‘상업적 목적이 아닌 일반 대인통화 용도의 국내 이동전화(무선) 음성 통화일 경우’라고 돼 있었다.

KT는 “다음 각각의 경우에 해당 시 상업적 이용으로 간주하고 본 요금제의 유/무선 음성통화 무제한 혜택을 제한할 수 있다”고 밝혔다.

KT가 제시하는 네 가지 사항은 ‘① 1일 600분을 초과하는 음성통화를 월 3회 초과 발신한 경우’ ‘② 월 음성통화량이 6000분(부가세포함 6만원 이상 요금제 1만분)을 초과할 경우’ ‘③ 음성통화 수신처가 월 1000회선을 초과할 경우’ ‘④ 착신통화가 100분 이하인 월이 2회 이상 발생할 경우’이다.

KT에 따르면 이 네 가지 사항 중 한 가지만 해당해도 정상 요금 부과(음성 1.8원/초·영상통화 3.0원/초) 또는 월정액 기준 유사 요금제로 변경 등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이용자의 1인당 월평균 음성통화량이 지난해 기준으로 298분(시장조사기관 메릴린치)라는 점을 감안하면 1~3번은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네 번째 사항 ‘착신통화가 100분 이하인 월이 2회 이상 발생할 경우’라는 조건을 두고 ‘함정이 아니냐’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 문구는 이날 오후 2시30분쯤 ‘발신통화가 1000분을 초과하면서 착신통화가 100분 이하인 월이 2회 이상 발생할 경우’로 수정됐다.

통신사들에 반감을 크게 가지고 있는 일부 네티즌들은 “제한 있는 무제한이랍니다” “결국 생색만 내겠다는 건가요” “4번 내용은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여자친구는 전화 안 하고 남자친구만 전화 걸 수도 있지” 등의 댓글을 달며 힐난했다. 물론 “스팸전화 때문에 제한을 둔 것 아니겠느냐”는 의견도 없진 않았다.

KT는 ‘해프닝’이라는 입장이다. “스팸전화에 피해를 당하는 고객들을 위해 마련한 제한사항인데 일부 사람들이 그렇게 받아들이신 것 같다”며 억울해 했다.

KT 관계자는 첫 번째부터 세 번째 사항에 대해 “1일 600분이면 10시간”이라며 “월 6000분, 수신처가 1000곳이 넘는 곳은 상식적으로 봤을 때 텔레마케팅이나 스펨전화 업체가 아니라면 설명이 안 된다”고 일축했다. 이어 “과다한 사용이 포착되면 수차례 ‘초과 이용하실 경우 요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안내문자 등이 나가고 초과되면 ‘지금부터는 과금이 된다’는 안내가 나가게 된다”고 말했다.

논란이 가장 큰 네 번째에 대해서는 “착신통화가 월 100분이면 하루에 3분 정도”라며 “한 번이 아닌 상습적으로 발신통화가 1000분을 초과하면서 수신통화가 100분 이하일 때”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다음의 제한사항들은 웬만한 음성 무한 요금제에 다 들어있는 내용”이라며 “많은 고객들이 불법텔레마케팅·스펨전화 등으로 불편을 호소하고 있어 정부에서도 과다 사용하는 부분에 대해 제한을 두라고 지침을 내린다. 경쟁사는 지난해 초부터, KT는 지난해 여름부터 이러한 제한 정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 관계자는 “대다수의 고객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책”이라며 “해프닝이라고 하지만 고객들에게 혼란을 줄 우려가 있어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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