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민석 기자]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한 회원이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나온 피해자의 사진을 이용해 허위 게시물을 작성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7일 네티즌 A가 일베에 '와갤 교복녀 낚시 꾸준글'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A가 올린 글의 내용은 누군가가 2009년부터 자신의 누나라면서 교복을 입은 여성의 사진을 ‘디시인사이드 와우 갤러리’에 반복적으로 올렸는데 해당 사진이 방송에 나온 살인사건의 피살자였다는 내용이었다.
A는 네티즌 수사대가 사건을 해결한 것처럼 ""짜증나는 꾸준글에 유저들은 해당 사진에 각종 욕설과 어그로성 댓글을 달았고 글이 올라올 때마다 무시하는 단계에 이르렀을 때 한 와갤러가 의심을 품었다. 교복 일부가 모자이크로 처리된 점, 사진이 낡은 점 등을 들어 네티즌 수사대가 나서 해당 사진이 과거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에 나온 살인사건 피살자라는 것을 밝혀냈다""고 적었다.
일베 회원들은 사건을 정리해 알려준 A를 칭찬했다. 합성한 사진이 살인사건 피해자였다는 내용에 대해 '소름이 돋는다'는 반응도 있었다.
그런데 또 다른 일베 회원 B가 A가 올린 글에 의문을 품고 구글에서 '와결 교복녀 낚시 꾸준글 사건' 작성자의 닉네임을 검색했다. 검색 결과 A가 올린 캡쳐 사진과 '자신의 누나'라고 올린 게시물 원본은 존재하지 않았다. B는 ""A의 게시물이 전부 '치밀한 계산'에 따라 조작한 것""이라며 ""A가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고 괴담 하나를 만들어 보려고 주작질(조작 행위)를 했다""고 글을 올렸다.
B에 따르면 살인사건 피해자 사진도 2008년 이전 방송 화면이 아닌 지난 지난2일 '그것이 알고 싶다 - 깨어진 진실 흥해 살인사건 미스터리' 편 방송 말미에 '지난 2002년 2월 4일 전남 나주 드들강 유역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고 박수연 양 사건의 제보를 기다린다'는 화면이었다.
A가 올린 해당 게시물은 7일 오후 삭제됐고, 일베 회원들은 충격에 빠졌다.
정리하자면 '와갤 교복녀 낚시 꾸준글 사건' 작성자인 A는 5월 2일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에 나온 피살자 사진을 보고 허무맹랑한 시나리오를 만든 후 사진을 합성해 자신이 한 행위를 직접 밝혀낸 것처럼 꾸민 글을 작성한 것이다. 주목받고 싶은 욕구를 이기지 못해 고인을 두 번 모욕한 셈이다.
이 소식을 접한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 네티즌은 ""관심 받으려고 정말 별짓을 다하는 구나"" ""일베가 뭐라고 살해당한 피해자 사진으로 합성까지 할까"" ""그러니까 자신이 만든 조작 사건을 또 다른 자신이 조작해서 밝혀냈다는 것이지?"" ""이건 정말 역대급으로 혐오스럽네"" 등의 댓글을 달며 황당해하고 있다.
A가 과거 올린 게시물들도 대부분 사진을 합성한 조작한 게시물이었다. A가 과거에 올린 게시물 중에는 역대 대통령과 정치인의 사진을 희화화한 사진 합성물과 세월호 유가족이 하지도 않았던 말을 자막으로 집어넣은 게시물 등이 포함돼 있었다.
사진 합성을 통해 원작자와 피사체를 모욕하는 일은 일베에서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사실상 인격을 모독하는 수준이라 명예훼손 가능성도 크지만 일일이 대응하기 어려울 정도의 게시물이 넘쳐나고 있는 상황이다.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