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민석 기자] 가수 스티브 유(한국명 유승준)가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획득한 지 13년 만인 지난 19일 심경을 고백한 것에 대해 일각에서 “‘세금’을 피하기 위해 갑자기 한국 국적을 취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채널A는 20일 “스티브 유가 갑자기 이 시점에 사과 하면서 군 복무를 하겠다고 나선 것은 ‘이중과세’를 피하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고 행간에 떠돌던 의혹을 보도했다.
채널A는 “미국 시민인 유승준은 중국에서 번 돈 일부를 중국과 미국 양쪽에 세금으로 내야 하는데 한국 국적을 취득하면 중국 세금만 내면 된다”며 “미국의 해외금융계좌신고법에 따르면 해외 은행 계좌에 1만 달러(약 1000만원)이상 보유한 미국 국민은 재산을 국세청에 신고하는 것을 의무화 하고 있다. 신고하지 않는 게 적발될 경우에는 계좌 잔액 절반을 벌금으로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승준은 중국에서 100억원 이상을 벌었다고 볼 수 있다”며 “유승준처럼 해외에서 수입이 많은 사람의 경우 이 법이 상당히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해외금융계좌신고법이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후 시민권을 포기한 사람의 수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법에 따르면 미국 현지 은행뿐 아니라 외국 금융사들은 고객 중 1만 달러 이상의 계좌를 보유한 미국 납세의무자에 대한 관련 금융정보를 미국 국세청에 보고해야 한다. 특히 외국에 살고 있다 해도 재산신고를 하지 않으면 계좌 잔액의 최대 50%까지를 벌금으로 물릴 수 있다.
이 법안은 2009년 스위스 투자은행의 탈세방조혐의가 드러난 뒤 미 정부가 역외탈세를 예방하겠다며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크게 반발하고 있는 사람들은 해외에 살고 있는 미국 시민권자들로 거주 국가에 세금을 낼 뿐 아니라 미국에도 세금을 내야 해 ‘이중과세’라고 주장하고 있다.
해외에 거주하는 미국인들뿐 아니라 재미 한인들도 미국 시민권을 반납하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미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시민권을 반납한 한인이 49명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4명에 비해 배가 넘는 수치라는 것이다.
스티브 유는 19일 방송에서 “아들과 떳떳하게 한국 땅을 밟고 싶다”며 “다시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두 번 생각하지 않고 군대를 가겠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7월 한국 국적을 회복할 수 있다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군대를 가고 싶다고 병무청에 접촉했지만 76년생이어서 징집 대상이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네티즌들은 “결국 돈 때문에 나라고 양심이고 다 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라거나 “이것이 사실이라면 천하의 몹쓸X”이라며 비난공세를 퍼붓고 있다.
1997년 ‘가위’로 가요계에 데뷔한 유승준은 ‘나나나’ ‘열정’ 등 많은 히트곡을 발표해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2002년 군대를 기피하려 한다는 의혹에 휩싸인 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법무부로부터 입국 금지를 당했다. 현재는 월드스타 성룡(재키찬)이 운영하는 JC그룹 인터내셔널 소속으로, 중화권에서 배우로 활동 중이다.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