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또 ‘제한 있는 무제한’ 논란… '과대광고' 피로감 쌓였다

[친절한 쿡기자] 또 ‘제한 있는 무제한’ 논란… '과대광고' 피로감 쌓였다

기사승인 2015-06-01 05:00:55

"[쿠키뉴스=김민석 기자] SK텔레콤이 하루 중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6시간 동안 데이터를 추가 제공하는 'band 타임프리' 요금제 등을 출시했습니다. 그런데 일부 네티즌들은 일일 제공되는 1GB 데이터를 소진한 후에는 400kbps 속도로 변경되는 점을 두고 '제한 있는 무제한'이라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통신사들이 요금제 경쟁을 벌이면서 '무제한'이라는 단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해 소비자들에게 피로감이 쌓이게 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SK텔레콤은 지난 29일 ""하루 중 데이터 사용량이 가장 많은 6시간 동안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하는 band 타임프리 요금제를 출시했다""며 ""고객 맞춤형 데이터 무제한 상품을 새롭게 선보여 진정한 데이터 중심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band 타임프리는 월 5000원(부가세 별도)로 출·퇴근 및 점심시간(07~09시, 12~14시, 18~20시) 등 총 6시간 동안 쓸 수 있는 데이터를 매일 1GB제공하고, 데이터 소진 후에는 400kbps 속도로 이용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함께 출시된 'band 출·퇴근프리'는 월 9000원(부가세 별도)로 출·퇴근시간(07~09시, 18~20시) 등 4시간 동안 쓸 수 있는 데이터를 2GB 제공하고, 데이터 소진 후에는 400kbps 속도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IT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날 선 반응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엄연히 제한이 있는데 무제한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소비자들을 기만하고 있다는 이유입니다.

네티즌들은 ""무제한 단어 뜻을 모르는 것일까?"" ""속도 제한과 시간 제한을 걸어 두고 무제한이라니"" ""말장난이 심해서 슬슬 짜증이 난다"" ""요금제 출시 기사들 보면 언어의 마술사들 같더라"" ""단무지만 주면서 무제한 짜장이라고 하네"" ""이참에 무제한이라는 단어를 못 쓰게 해야 한다"" 등의 댓글로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한 네티즌은 ""뷔페에 갔는데 세 접시 이상부터는 쌀밥만 먹을 수 있다는 말과 같은 것 아니냐""며 ""속도는 물론 시간에도 제한을 두면서 요금을 추가로 받아내려 한다""고 적었습니다.

그러자 SK텔레콤이 무제한이라는 말을 내걸 수 있게 한 400kbps 속도에 대한 불만도 이어졌습니다. 최근 들어 평균 웹페이지 용량이 1mb에 육박해 400kbps의 속도로는 웹서핑조차 원활하게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반면 ""요금제 내용은 5500원에 매일 1GB 데이터를 쓸 수 있으니 괜찮네""라거나 ""1GB 사용 후에는 웹서핑만 간신히 가능하겠금 제한을 걸어 치사하긴 해도 2만~3만원대 'band 데이터 요금제'와 함께 쓰면 요금을 상당히 절약할 수 있겠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콤 관계자는 ""400kbps 속도로 데이터가 무제한 제공되기 때문에 아주 틀린 표현은 아니라고 본다""며 ""해당 속도는 고화질 영상을 보기에 무리가 있을 정도지 일반적인 웹서핑이나 SNS를 사용할 땐 무리가 없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KT도 무선 음성통화를 무제한(유선통화 무제한은 5만원대 요금제부터 적용)으로 제공하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지난 8일 출시하면서 '무제한 제공을 제한할 수 있는 4가지 사항'을 설명해 '제한 있는 무제한' 논란이 일었습니다.

KT가 제시한 4가지 사항은 ‘① 1일 600분을 초과하는 음성통화를 월 3회 초과 발신한 경우’ ‘② 월 음성통화량이 6000분(부가세포함 6만원 이상 요금제 1만분)을 초과할 경우’ ‘③ 음성통화 수신처가 월 1000회선을 초과할 경우’ ‘④ 착신통화가 100분 이하인 월이 2회 이상 발생할 경우’입니다.

이 중 네 번째 사항 ‘착신통화가 100분 이하인 월이 2회 이상 발생할 경우’라는 조건을 두고 ‘함정이 아니냐’는 주장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결국 이 문구는 다음날 오후 2시30분쯤 ‘발신통화가 1000분을 초과하면서 착신통화가 100분 이하인 월이 2회 이상 발생할 경우’로 수정됐습니다.

당시 KT는 ‘해프닝’이라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KT 관계자는 첫 번째부터 세 번째 사항에 대해 “1일 600분이면 10시간”이라며 “월 6000분, 수신처가 1000곳이 넘는 곳은 상식적으로 봤을 때 텔레마케팅이나 스펨전화 업체가 아니라면 설명이 안 된다”고 일축했습니다. 이어 논란이 컸던 네 번째에 대해서는 “착신통화가 월 100분이면 하루에 3분 정도”라며 “한 번이 아닌 상습적으로 발신통화가 1000분을 초과하면서 수신통화가 100분 이하일 때”라고 답했습니다.

'제한 있는 무제한' 단어 사용도 문제지만 통신사들은 요금제별 제공되는 통화 시간과 데이터에 대해 ""혜택을 제공했다""고 항상 표현합니다. 요금을 받고 있기 때문에 '무료 통화'라는 광고 문구도 문제가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엄연히 적지 않은 통신비를 내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인데 통신사들의 발표 자료만 보면 시혜를 베푸는 듯한 뉘앙스가 강하네요. 아무래도 '언어의 마술사'가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기자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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