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재확산 우려] “‘강동성심병원’ 173번 환자, 동행 장애인에 입단속 시켜”

[메르스 재확산 우려] “‘강동성심병원’ 173번 환자, 동행 장애인에 입단속 시켜”

기사승인 2015-06-24 10: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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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입원 당시 폐렴 증세가 악화돼 강동성심병원 부분 폐쇄의 단초가 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173번 환자(70·여)가 강동경희대병원에 동행했던 시각장애인에게 ‘입단속’을 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메르스 사태가 전체적으로 진정 국면에 들어섰지만 강동구는 한창이다. 강동경희대병원에 이어 강동성심병원도 뚫렸다”면서 “173번 환자는 자신이 보호하고 있던 시각장애인의 치료차 강동경희대병원의 응급실에 들렀지만 이 사실을 숨겨왔다. 그 시각장애인에게 보호자 없이 혼자 방문했다고 말하라고 입단속을 시킨 것”이라고 알렸다.

이 구청장은 “일을 하지 못한다는 생각,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생각 때문에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에 들렀던 사실을 숨겼다고 생각된다”며 “한 사람의 일탈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어야 하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173번 환자가 스스로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을 다녀왔다는 사실을 자각해서인지 비교적 착실하게 마스크를 쓰고 다녔고, 함께 기거하는 아들, 손자, 며느리 등이 메르스 검사에서 아직까지 음성으로 나왔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거동이 어려운 장애인이나 노인의 활동보조인 일을 하고 있는 173번 환자는 강동성심병원 입원 당시 진료과가 정형외과로 관련 질병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정형외과이기 때문에 병원 측은 처음엔 메르스 환자일 수 있다는 의심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구청장은 “관리 대상자가 너무나도 많이 발생하였지만 실제 감염된 환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면서 “문제는 강동성심병원 의료진이다. 173번 환자가 병원 진료이력을 숨겼기 때문에 단순한 폐렴환자일 것으로 판단하고 보호장비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진료를 했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173번 환자는 지난 5일에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에 방문했고 10일쯤 증상 발현 후 9일 간이나 방역당국의 통제에 벗어나 있었다.

이 기간 동안 173번 환자는 목차수내과, 상일동 본이비인후과, 강동신경외과, 강동성심병원 등 4곳의 병원을 들렸고, 특히 17일 강동성심병원에 입원한 후 폐렴 증상이 심해졌다. 폐렴은 그간 국내 메르스 ‘슈퍼전파자’가 보인 전형적인 증상 중 하나로, 메르스를 의심한 강동성심병원 의료진의 자체 검사에 의해 메르스 양성반응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시각장애인의 일방적인 말만 믿고 환자를 놓친 방역당국의 대처나 시스템도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은 173번 환자가 격리대상에 빠지게 된 이유에 대해 같이 강동경희대병원을 찾았던 환자(시각장애인)가 동행자 정보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23일 “환자와 동행한 사람은 환자에게 연락해 명단을 파악한다”며 “173번 환자의 경우 동행한 환자가 ‘건강해서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해 동행자 정보를 안줘서 관리 대상에서 빠져있었다”고 설명했다.

강동성심병원 병원 측은 “해당 환자가 내원시 강동경희대병원 방문력을 밝히지 않았고 정부기관의 관리대상에 등록되지 않아서 파악 자체가 힘들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비상이 걸렸다.

강동성심병원은 173번 환자가 확인된 즉시 외래 진료와 입원, 수술, 면회를 중단했으며 외래와 입원환자 병동을 폐쇄해 소독을 시행했다. 아울러 173번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파악해 격리 조치를 진행 중이다.

강동성심병원은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돼 25일부터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환자 발생으로 인해 국민안심병원에서 제외됐다.

서울시는 이 병원에서만 173번 환자와 접촉해 자가격리 대상이 되거나 능동감시를 받게 될 사람의 수가 75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 강동성심병원이 메르스 확산의 새로운 유행지가 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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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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