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마케팅의 꼼수②] 어뷰징 ‘막는’ 포털, ‘뚫는’ 업체

[블로그 마케팅의 꼼수②] 어뷰징 ‘막는’ 포털, ‘뚫는’ 업체

기사승인 2016-06-14 05:00:55
국민일보 DB

"상위 노출 위해 생긴 공공연한 어뷰징… 우회 아이피 사용해 모니터링을 피하기도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블로그 마케팅 업체에 근무하는 신입사원 최모(25)씨는 10시에 출근해 7시 퇴근까지 총 30개 블로그에 각각 한 개씩 포스팅을 작성한다. 하지만 동일한 환경과 아이피에서 각각 다른 아이디로 접속하다가 어뷰징으로 분류돼 아이디가 블록(영구정지)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아이피 우회 프로그램을 통해 ‘A’ 아이피로 접속한 뒤 ‘에이전트 값’을 바꾼다. 에이전트 값에는 윈도우 운영체제와 운영체제 버전, 사용하는 인터넷 브라우저 등이 설정돼있어 간단한 클릭만으로 컴퓨터의 환경을 바꿀 수 있다.

다수의 블로그 마케팅 업체들이 우회 아이피를 사용하는 등 어뷰징을 통해 최적화 블로그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적화 블로그란 특정 키워드로 검색 했을 때 검색 수위에 노출되는 블로그를 말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생 블로그는 어떤 글을 쓰더라도 포털에서 검색되지 않는다. 포스팅을 꾸준히 작성하고 방문자수를 늘려간다고 하더라도 십여 페이지 뒤에 노출되는 게 고작이다. 누적 포스팅 수가 대략 30~50개쯤 되면 하루 100~300명이던 방문객 수가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2000~4000명으로 훌쩍 뛰게 되는데 업계에서는 이를 ‘최적화가 됐다’고 말한다. 블로그 마케팅에 투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성형이나 공무원시험, 유명지역 맛집, 프렌차이즈 가맹점 등과 관련된 경쟁이 치열한 키워드는 최적화 블로그라고 하더라도 쉽게 상단에 노출되지 않는다. 성형 시술이나 맛집과 관련된 키워드의 경우 하루에 수천 개가 넘는 포스팅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 많은 블로그를 밀어내고 1페이지 안에 랭크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센 키워드’라고 한다. 이 센 키워드를 1페이지 안에 노출시킬 수 있는 블로그는 현금으로 거래되기도 한다. 블로그 마케팅 업체에서는 클라이언트와 ‘특정 키워드를 기간 동안 1페이지 안에 유지시킬 것’이라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 블로그 마케팅 업체 근무 중인 관계자는 “최적화 블로그가 많을수록 회사 매출이 늘어나기 때문에 업체에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생산된 최적화 블로그는 팀장 등 중간관리직이 따로 모아 관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디 수급과 생산이 어려운 작은 업체의 경우에는 현금으로 블로그를 구매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 최적화 블로그를 구매하겠다는 업체가 보낸 쪽지

◇최적화 블로그 만드는 방법은 비공개

최적화 블로그를 만드는 정확한 방법은 공개되지 않았다. 블로그 마케팅 관계자들은 경험을 통해 ‘이럴 것이다’는 대략의 정보만을 알고 있을 뿐이다. 최적화 블로그를 만들기 위해서는 특정 조건에서 벗어나지 않는 포스팅을 꾸준히 작성해야 하는데, 이 특정 조건을 업계에서는 ‘로직’이라고 한다.

로직이란 그물이라는 뜻 그대로 사용자가 작성하는 포스팅을 감시하고 걸러내는, 포털 사이트의 자정 프로세스다. 반복적인 글과 그림이 들어간 글을 포스팅 했을 때, 혹은 성적이거나 사회적으로 금기시되는 포스팅을 했을 때 등 로직에 반하는 글을 작성하면 엔진은 블로그에 벌점을 부여한다. 이 벌점이 쌓여 특정치를 넘어서면 블로그는 ‘저품질을 먹거’나 ‘죽는’다.

저품질 블로그는 포스팅을 작성해도 하루나 이틀이 지난 뒤에야 포털에 노출되며 그나마도 십 수 페이지 뒤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죽은 블로그는 어떤 글을 작성해도 포털에 노출되지 않으며 과거에 작성했던 글들도 차례로 포털 노출에서 제외된다. 방문자가 유입되는 길이 막히는 셈이다. 최종적으로는 하루 1~5명 정도가 방문하는 정도로 내려앉아 마케팅에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때문에 마케팅 업체에서는 최적화 블로그 생산과 관리가 최우선이며 블로그가 죽는 경우를 가장 두려워한다.

◇업체간 밥그릇 싸움도 치열

상위노출을 차지하기 위한 업체간 줄다리기도 심각하다. 단순히 최적화 블로그를 만들고 포스팅을 하는 것만으로 부족해 자신보다 상위에 있는 블로그를 신고하거나 없애는 물밑작업도 빈번하게 이뤄진다.

업계 관계자는 “상위 노출된 경쟁업체 마케팅 블로그를 끌어내리기 위해 반복동작수행(매크로) 프로그램 등을 동원해 공격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한다든지 과거에 작성한 글을 상대방 포스팅과 동일한 텍스트로 수정해 유사문서로 포털에 신고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공격 받은 블로그는 대부분 저품질 블로그로 떨어져 마케팅에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방문자 수를 늘리는 어뷰징은 모두 모니터링 해 제재하고 있다”면서 “대부분 블로그 마케팅 업체의 경우 단기간에 방문자 수를 올리기 위해 실시간 검색어나 핫토픽 키워드 등을 사용해 자극적인 제목과 사진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슈가 되는 이야기는 정상적인 사용자도 포스팅 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번 이런 포스팅을 했다고 모두 어뷰징으로 적발해 제재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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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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