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발한 e스포츠의 스포츠화 노력… 인식 인프라는 묘연

활발한 e스포츠의 스포츠화 노력… 인식 인프라는 묘연

기사승인 2016-07-27 11:04:53

e스포츠 종주국으로 국제적 존중을 받고 있는 한국 프로게임계가 ‘e스포츠의 스포츠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러나 중국, 미국, 유럽 등에서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며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이루는 데 반해 국내 e스포츠 상황이 투자와 인식 측면에서 녹록치 않아 우려 또한 적잖다.

국제e스포츠연맹(회장 전병헌, IeSF)은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알리스포츠(Alisports)와 e스포츠 글로벌 정식 스포츠화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올 초 IeSF는 알리스포츠와 중국 베이징에서 처음 만나 국제 e스포츠 대회 개최 및 e스포츠의 스포츠화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며 목표를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 두 단체는 ▲IeSF는 알리스포츠 주최 World Electronic Sports Games(WESG)의 게임 시리즈를 아마추어 선수 및 프로 선수가 참여하는 대회로 함께 성장시킨다 ▲e스포츠가 스포츠로 인정 받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e스포츠의 유일무이한 지적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rights, IP)을 만드는데 협력한다 등의 목표를 점검했다.

IeSF 전병헌 회장은 지난 1월29일 세계생활체육연맹(TAFISA) 장주호 회장, 전 TAFISA 회장 이강두 회장 등을 만나 e스포츠의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한 회담을 가졌다. 4월21일엔 ‘2016 스포츠 어 코드 컨밴션’에서 ‘초심자를 위한 e스포츠 소개’를 주제로 유의미한 토론도 진행됐다. 해당 토론에는 BBC 앵커인 David Eades의 사회로 현대스포츠마케팅의 창시자로 알려진 Patrick Nally CEO, IOC 소셜미디어 자문위원겸 Salford 대학교수인 Andy Miah, BBC 방송기자인 Chris Osborne 등이 참여해 e스포츠의 국제적 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 논의했다. 한국에선 임철웅 IeSF 사무총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지난 3월10일에는 중국 베이징 메리어트 호텔에서 인촨국제게임투자유한공사(인촨유한공사)와 IeSFe-Sports Academy(e스포츠 아카데미) 설립 프레스 컨퍼런스가 열려, e스포츠 아카데미 설립을 위한 200만 달러 투자 협약이 체결되기도 했다.

IeSF는 지난 2월19일 IOC의 회원자격 획득을 위해 IOC에 공식 가입을 신청했고, 4월8일IOC로부터 가맹 승인을 위한 공식 절차를 진행하라는 서한을 받았다. IeSF가 IOC에서 제시한 절차에 따라 가맹 관련 서류를 제출할 경우 빠르면 12월에 가맹 승인을 위한 1차 심사를 받게 된다.

한국은 그간 지속적으로 e스포츠의 스포츠화를 위해 앞장섰고, 세계적으로도 지지를 받아왔다. 한국이 e스포츠 종주국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규모가 큰 대회가 열리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의 경우 한국이 국제대회 우승을 놓친 적이 언제였는지를 손가락으로 꼽아야 할 정도로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을 비롯해 MSI, IEM 등에서 독식으로 일관했다. 스타크래프트 국제대회의 경우 이미 밀레니엄 전부터 한국은 세계를 압도했다. 얼마 전에는 피파온라인 국제대회에선 한국이 압도적인 역량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타국가의 어마어마한 투자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미국, 중국, 유럽에선 e스포츠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함께 지속가능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 최고 권위의 스포츠 전문방송사인 ESPN은 홈페이지 섹션에 ‘e스포츠’를 추가했고, 기업과 스포츠 스타들은 e스포츠팀 육성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경우 어마어마한 자본의 투자로 각종 e스포츠 대회와 팀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유럽은 이미 수년 전부터 e스포츠 팀 육성을 체계화했다. 지난 2년간 미국, 유럽, 북미로 진출한 종목불문 한국 프로게이머는 수십 명에 이른다.

북미, 유럽, 중국 등 e스포츠에 적극 투자 중인 국가들은 한국을 e스포츠의 모태로서 존중하고 있다. 수많은 국가에서 프로게임단 운영방식을 배우기 위해 한국으로 오고,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엔 상주 해설진이 붙는다.

하지만 국내에서 게임을 바라보는 부정적 인식은 산업적 가능성을 와해하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은 게임을 마약과 유사한 선상에 올려놓고 이를 규제의 대상으로 삼는가하면, 국방부는 게임방송의 생활관 송출을 금지하기도 했다. 스타2 세계대회에서 ‘셧다운’ 탓에 기권패를 해야 했던 한 청소년의 이야기는 이미 국제적으로도 유명하다.

이러한 부정적 시선은 투자심리에 제동을 건다. 국제대회 최다 우승국임에도 프로게이머들의 처우는 타 국가에 비해 떨어지는 추세고, 각 프로게임단에 대한 투자 또한 녹록치 않다. 이는 승부조작과 같은 고질병이 도지는 주된 원인이 되기도 한다.

국내 게임산업은 규제와 진흥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셧다운제를 폐지한다는 소식은 긍정적이지만 사회 저변에 만연히 깔려있는 부정적 인식은 여전하다. 우리나라가 e스포츠의 스포츠화를 주도하는 데에 가장 선행돼야 할 것은 인식 인프라 구축에 있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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