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 변비, 통증없다고 방치하면 안됩니다

노인성 변비, 통증없다고 방치하면 안됩니다

기사승인 2016-07-27 17:26:04

나이가 들면 활동량이 줄고 신체와 장기 기능이 저하되면서 자연스레 대장의 운동능력도 약해지기 마련이다. 특히 노인성 변비는 적은 식사량과 각종 약물 복용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통증이 거의 없어 초기 대응이 늦어질 경우 장폐색증 등 각종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답이다.

◇기력 회복에 처방 받은 약이 변비의 원인되기도

고령층에서 나타나는 ‘노인 변비’는 일반적인 변비와 달리 변이 장 속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부피가 작고 단단한 변이 만들어진다. 이에 따라 시간이 지날수록 배가 팽팽해지고 속이 더부룩하며, 아랫배 쪽에서 딱딱한 것이 만져지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노년기엔 수분 부족으로 변비가 발생하기도 한다. 노인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요실금이나 배뇨장애로 인해 물 마시는 것을 꺼리는 습관 생겨 변비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물을 충분히 자주 마시고 과일과 채소 등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민상진 원장은 “연세 드신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의외로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기력회복이나 고혈압 처방약에 포함된 항우울제나, 항고혈압제 성분이 장 운동을 억제해 변비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며 “노년에 생긴 변비는 심각한 대장 항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초기에 내원해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통증 없다고 방치하면 장폐색증으로 악화

노인 변비는 통증이 거의 없어 건조하고 딱딱해진 변이 직장에 정체된 상태인 '분변매복'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렇게 밖으로 배출되어야 할 변이 직장에 쌓일 경우 대장이 막히는 장폐색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장폐색증이 발생하면 복통이나 구토, 복부팽만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수분과 전해질의 흡수가 이뤄지지 않아 변비의 악순환이 지속될 수 있다. 또한 팽창된 장 내부로 기존에 있던 수분과 전해질이 빠져나가 저혈압이나 탈수 등이 생기면 저혈성 쇼크로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

민상진 메디힐병원장은 “변비로 대장 내 숙변이 쌓이면 고혈압, 장폐색증 등이 나타날 수 있고 노령의 환자의 경우 또 다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며 “만일 장폐색증 증상 외 체중 감소, 혈변, 빈혈, 가늘어진 대변 등의 증상이 동반되면 대장암이나 대장 용종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증상을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비 예방에는 ‘걷기’가 최고

노인 변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운동과 식습관 조절이 필수다. 우선 규칙적인 식사와 식이섬유소 섭취를 통해 대장이 주기적으로 운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식이섬유는 대장 내 유익균의 성장을 도와 변의 부피를 키우고 변을 부드럽게 만드는 효과가 있어 하루에 20~30g 정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다만, 섬유소 섭취가 과하면 오히려 복통이나 설사 등을 유발하므로 약 2주간에 걸쳐 서서히 양을 늘려야 한다.

또한 노인들은 신경이 둔해지기 쉬우므로 가벼운 변의도 무시하지 말고 바로 배변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배변하기 가장 좋은 시간은 장 운동이 증가하는 아침잠에서 깬 후와 아침식사 후이므로 매일 아침 일정한 시간에 배변하도록 습관을 들여야 한다. 또한 노인들은 직장까지 변이 내려와 있어도 체력저하로 힘을 충분히 줄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배변 시 발 아래에 받침대를 놓으면 복압을 낮추고 좀 더 웅크리는 자세를 만들 수 있어 배변에 도움이 된다.

민상진 메디힐 병원장은 “가벼운 운동을 통해 대장 운동에 자극을 주면 변비 예방에 도움이 되나 기력이 쇠한 노인들의 경우 무리한 운동보다는 정기적으로 평지에서 땀이 날 정도로 걷는 것을 권장한다”며 “변비 초기 단계에는 대장 운동을 활발하게 해주는 약물로 증상 호전이 가능하지만 고혈압, 당뇨병, 불면증 등으로 이미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환자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한 후 변비약을 복용해야 하므로 꼭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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