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가구 내 에어컨 보유율이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갤럽이 2016년 7월 넷째 주(26~28일) 전국 성인 1004명에게 가구 내 에어컨 보유 여부를 물은 결과 80%가 ‘있다’고 답했다.
우리나라의 가구 내 에어컨 보유율은 1993년 6%, 1996년 14%, 1998년 24%, 2001년 36% 등 1990년대 급격히 증가했고, 2012년엔 74%였다. 4년간 6%포인트 더 늘어난 셈이다.
가구 내 에어컨 보유율을 연령별로 보면 20대부터 40대까지는 약 85%, 50대는 79%, 60대 이상은 69%로 고령층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지역별로는 전국에서 가장 더운 곳으로 알려진 대구·경북이 92%로 가장 높았고, 광주·전라는 69%로 가장 낮았으며 그 외 지역은 모두 80% 내외로 비슷했다.
올해 5월 20일 서울에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5월 전국 평균 기온은 1973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6월 전국 평균 기온은 역대 세 번째로 높았다. 올해 7월 전국 평균 기온이나 폭염일수로만 보면 역대 최고 수준은 아니지만, 평균 습도가 최근 6년 중에 가장 높아 체감 더위가 훨씬 심하다고 한다. 예년에 비해 더위가 일찍 시작되어 지속되고 있는 점 또는 사람들을 지치게 하는 한 원인으로 보인다.
가구 내 에어컨 보유자 805명에게 최근 한 달간 집에 있는 에어컨 사용 여부를 물은 결과, 81%가 사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최근 한 달간 에어컨 사용률은 20~50대에서 85% 내외인 반면 60대 이상에서는 64%로 낮은 편이었다.
이른 더위에도 불구하고 고령층의 에어컨 사용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로는 냉기가 퇴행성 관절염이나 호흡기 질환에 좋지 않은 점, 전기비 걱정 등을 들 수 있다. 20년 전인 1996년 가구 내 보유율이 14%에 불과했던 에어컨은 당시 일종의 사치품으로 인식됐고, 요즘 신형 에어컨에 비하면 에너지 소비 효율도 매우 낮았다.
가구 내 에어컨 보유자 805명에게 집에 있는 에어컨 사용 시 실내 설정 온도를 물은 결과(자유응답) '18도' 4%, '19도' 1%, '20도' 1%, '21도' 3%, '22도' 6%, '23도' 8%, '24도' 13%, '25도' 20%, '26도' 15%, '27도' 12%, '28도' 3% 등으로 나타났고 10%는 응답을 유보했다.
정부가 권장하는 여름철 실내 온도인 '26~28도'로 설정하는 경우는 30%, 가장 많이 응답된 온도는 '25도'(20%)다. 전체 평균은 24.4도로 집계돼, 에어컨 사용자의 실제 설정 온도는 정부 권장 기준보다 약간 낮다고 볼 수 있다.
가구 내 에어컨 설정 온도를 연령별로 보면, 20대의 32%가 '22도 이하'로 답해 저온 설정 경향이 두드러졌고 다른 연령대는 대체로 비슷한 분포를 보였다.
집이나 직장 등에서 에어컨 냉방으로 인한 건강상 문제 경험 여부를 물은 결과 14%가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냉방 문제 경험률을 성/연령별로 보면 20대는 남녀(15%, 16%)가 비슷하지만, 30대 이상에서는 동일 연령대 남성보다 여성에서 5~9%포인트 높게 나타났다(3040 남성 약 12%; 3040 여성 20%).
한편 가구 내 에어컨 냉방 시 실내 온도를 22도 이하로 설정하는 사람의 22%가 에어컨 냉방으로 건강상 문제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해 23~25도 설정자(13%)나 26도 이상 설정자(14%)와 비교적 큰 차이를 보였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