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연구팀이 섬모를 이용해 움직이는 짚신벌레처럼 정확하게 약물과 세포를 전달하도록 제어할 수 있는 '섬모 마이크로로봇'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총장 신성철) 로봇공학전공 최홍수 교수 연구팀은 초미세 3차원 가공기술, 비대칭적 자기장 구동기술로 섬모 마이크로로봇 제작에 성공했다고 3일 발표했다.
미생물 섬모운동을 적용한 기술은 지금까지 마이크로로봇에 구현하지 못하고 이론으로만 알려졌다.
이 로봇은 짚신벌레 섬모운동을 모방해 혈액과 같이 점성이 높은 체내 유체 환경에서 추진효율이 뛰어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미생물이 유영하는 마이크로 유체 환경은 인체 내부 유체처럼 점성이 매우 높아 사람과 같은 큰 동물이 수영할 때 활용하는 관성 기반 대칭적 노젓기운동과 같은 유영법으로는 추진력을 만들어내기 힘들다.
이 때문에 미생물은 나사선 추진운동, 진행파동 운동, 섬모 비대칭적 왕복운동 등 추진법을 활용해 점성이 높은 환경에서 이동한다.
나사선 추진운동, 진행파동 운동을 적용한 마이크로로봇은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 네덜란드 트벤테대, 미국 하버드대 등에서 구현했다.
하지난 섬모운동으로 나아가는 마이크로로봇은 다수 섬모가 달린 미세구조물 제작, 비대칭적 구동의 어려움 등으로 아직 개발한 사례가 없다.
연구팀은 3차원 레이저 공정 기술 및 정밀 금속 코팅을 이용해 광경화성폴리머 소재에 니켈과 티타늄을 코팅한 섬모 마이크로로봇을 제작했다.
이어 비대칭적 자기장 인가 기술을 활용해 섬모 마이크로로봇의 움직임을 측정한 결과 속도 및 추진효율이 기존의 자기장 끌림 구동 방식으로 움직이는 마이크로로봇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길이 220㎛(마이크로미터), 높이 60㎛인 섬모 마이크로로봇의 최대속도는 초당 340㎛로 기존에 사용해왔던 자기장 끌림 구동 방식으로 움직이는 마이크로로봇에 비해 최소 8.6배에서 최대 25.8배의 이동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
자기장을 이용한 실험 결과 자유자재로 방향을 전환하며 직경 80㎛ 구체를 밀어서 목표지점에 전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기존 로봇보다 많은 양의 약물과 세포를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한다.
최 교수는 "체내에서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마이크로로봇을 꾸준히 연구해 약물 및 세포 전달, 체내 비침습적 수술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 교수가 교신 저자, 로봇공학전공 김상언 박사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연구에 참여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7월 29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대구=김덕용 기자 sv10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