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철이면 ‘액취증’으로 고민하는 환자들이 많다. 여름철에는 더운 날씨로 인해 평소보다 많은 땀이 나기 때문에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중증 액취증 환자는 자신의 의지와 다르게 주의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줘 대인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심한 편이다.
여름철 액취증 환자는 10대부터 20대 환자들이 많은 편이다. 인천하이병원이 밝힌 임상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액취증 치료를 받은 90명의 환자 중 20대 32%, 10대 31%, 30대 16%, 40대 14%, 50대 7%으로, 주로 주변 시선이나 평가에 민감한 젊은 층이 액취증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호 인천하이병원 원장은 “10대 환자의 경우에는 부모가 치료에 더 적극적일 때가 많았는데, 이들 부모들은 대부분 과거 액취증으로 고통을 받았던 전력이 있었다”고 밝혔다
흔히 액취증을 치료하면 땀샘이 막혀 증상이 다른 부위로 이동하느냐고 묻는 환자들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과거 땀샘이 막히거나 사라지면 다른 부위에 땀이 발생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액취증을 유발하는 땀샘은 특정부위에만 분포하기 때문에 치료 후 증상이 다른 부위에서 발생하는 경우는 없다.
우리 몸에는 에크린땀샘과 아포크린땀샘이 존재한다. 몸 전체에 분포되어 있는 에크린땀샘과 달리 아포크린 땀샘은 외이도, 눈꺼풀, 유방 등 특정부위에만 존재한다. 특히 겨드랑이의 경우 아포크린 땀샘의 분포가 많아 다른 부위에 비해 냄새가 심하게 나는 것이다.
액취증은 아포크린선에서 분비되는 불포화 지방산과 모근의 부속선인 피지낭에서 피지가 나오는 물질이 피부표면에 있는 그람양성세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불쾌한 냄새를 풍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아포크린 땀샘의 기능이 발달하게 되는데 이 때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다. 평소 귀지가 축축하게 젖어있거나, 흰옷을 입은 후 겨드랑이 부분이 노랗게 변해 있거나 젖어 있다면 액취증을 의심해야 한다. 액취증은 세균증식으로 발생하나 전염성은 없다. 오히려 유전적인 현상이 크기 때문에 가족 중 물 귀지가 있거나 겨드랑이 냄새가 심한 사람이 경우 증상을 의심해볼만하다
아시아인들에 비해 흑인과 백인의 겨드랑이선(액와선)은 현저하게 발달되어 있다. 사람의 경우 흔적기능으로 남아있지만 동물들의 경우 아포크린 땀샘은 페로몬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아시아인과 달리 흑인과 백인은 유전적인 차이가 크다. 흑인과 백인의 경우 오히려 냄새가 있는 것이 보편적이기 때문에 이상 증세로 받아들여지지않는다. 2013년 일본 나가사키 대학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특히 한국인은 전세계에서 아포크린땀샘이 적게 분포하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액취증 치료는 보톡스 시술과 같은 주사요법과 외과적 수술법이 있다. 주사요법은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6개월에 한번 씩 맞아야 하는 수고로움이 따르고, 교감신경절제술은 수술 부위가 아닌 다른 부위에 땀이 나는 이른바‘보상효과’와 같은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또한 시술 후에도 재발될 확률이 높아 생각보다 어려운 치료에 속하는 편이다.
이정호 원장은“액취증의 치료가 까다로운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 도입된 치료법들은 재발율이 극히 낮고 흉터도 거의 없어 환자의 만족도가 높다. 또한 여성의 경우에는 영구제모 효과로 더욱 만족도가 높다” 며 “재발 및 부작용의 우려로 액취증 치료를 주저하지 말고 전문의와 함께 본인에게 맞는 적절한 치료법을 찾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